'저출생 해법' 외국인 가사도우미…"민간돌보미도 안 쓰는데"
입력: 2023.08.03 05:00 / 수정: 2023.08.03 05:00

하반기 100여명 시범 실시
"근본적 대책 아니야" 의견도


정부가 올해 하반기 외국인 가사·육아 노동자를 시범 도입할 계획이다. 저출생 대책 일환으로 고용허가제(E-9) 인력으로 입국해 6개월간 서울시 전체 자치구에서 시범 근무한다. 사진은 본문과 관련 없음. /이새롬 기자
정부가 올해 하반기 외국인 가사·육아 노동자를 시범 도입할 계획이다. 저출생 대책 일환으로 고용허가제(E-9) 인력으로 입국해 6개월간 서울시 전체 자치구에서 시범 근무한다. 사진은 본문과 관련 없음.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정부가 올해 하반기 외국인 가사·육아 노동자를 시범 도입할 계획이다. 고용허가제(E-9) 인력으로 입국해 6개월간 서울시 전체 자치구에서 시범 근무한다. 일각에서는 근본적인 저출생 대책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31일 하반기 서울에 필리핀 등 외국인 가사도우미 100여명을 시범 도입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공청회를 열었다. 외국인 가사노동자는 고용허가제(E-9) 인력으로 입국해 6개월간 서울시에서 시범 근무한다. 가사근로법상 정부인증 기관이 직접 고용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9월 초저출생 극복을 위한 대책 중 일환으로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 도입을 국무회의에서 공식 제안했다. 노동부는 서울시와 협의로 시법 도입하기로 했으며, 서울의 맞벌이·한부모 등 가정에 최저임금 이상인 200만원 임금을 받고 일하기로 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다. 이에 오 시장은 지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황무지에서 작은 낱알을 찾는 마음으로 제도를 제안했다. 역사적인 최악의 출생률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은 일부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새로운 시도를 포기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고 밝혔다.

제도 시행 본래 취지인 출생률 증가 효과를 놓고 회의적 분석도 있다. 우선 가사도우미 제도 자체가 우리 사회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1년도 가족과 출산 조사'에 따르면 영유아기 연령별별 이용 희망서비스 중 민간돌보미는 0.7%다.

실제 가사도우미가 육아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같은 자료 영유아기 연령별 '실제' 이용서비스 1순위 자료에 따르면 가정민간어린이집은 36.8%인 반면, 민간돌보미는 0.2%에 그쳤다. 아이돌보미(정부)는 0.1%를 기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9월 초저출생 극복을 위한 대책 중 일환으로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 도입을 국무회의에서 공식 제안했다. /서예원 인턴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9월 초저출생 극복을 위한 대책 중 일환으로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 도입을 국무회의에서 공식 제안했다. /서예원 인턴기자

민간돌보미를 이용하는 부모들도 적은데 외국인 가사도우미 수요가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인 셈이다. 과거와 달리 자녀를 질높게 키우는 데 중점을 두는 상황에서 단순히 가사도우미의 존재가 출생률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는 의견이다.

노동부의 계획이 부실하다는 비판도 있다. 다른 문화권인 외국인 가사도우미에게 적절한 교육을 실시할지도 불확실하다. 단순히 가사도우미 역할이 먹이고 입히는 데 그치지 않기 때문에 더 주목된다.

급여 역시 쟁점이다. 정부는 최저임금 이상인 200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노동기구(ILO) 차별금지 협박 위반을 고려한 조치다. 맞벌이 부부라도 월 200만원은 적지않은 부담이다. 결국 정부 계획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말도 나온다.

장주영 이민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사용자 입장을 떠나 일하는 사람의 입장으로 보면 최저임금을 받지 않으면 일할 이유가 없다. 결국 임금을 주는 주체는 중개업체일 텐데 보조금 정책 등 구체적인 안이 없다"라고 말했다.

한국노동연구원 2022년 '돌봄서비스업 외국인 노동시장 연구'는 "정부는 외국인 고용을 모든 문제 해결책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외국인력으로 충당하는 방식은 환경을 제약하는 요인이 되며, 내국인도 배제되고 피해는 소비자에 전달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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