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상담으로 '취뽀'했어요"…그들에게 미소가 돌아왔다
입력: 2023.08.03 05:00 / 수정: 2023.08.03 05:00

서울시 '찾아가는 거리상담' 찾아가보니
상담사 손은주 씨 "'좋은 어른' 역할 하고파"


서울시는 청소년들이 건강한 방학생활을 계획할 수 있도록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찾아가는 청소년 거리상담(연합아웃리치)을 실시했다. 아웃리치 활동 모습. /서울시
서울시는 청소년들이 건강한 방학생활을 계획할 수 있도록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찾아가는 청소년 거리상담(연합아웃리치)을 실시했다. 아웃리치 활동 모습. /서울시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유명한 커피숍에 인턴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됐어요."

이달부터 첫 출근이라며 마지막으로 '찾아가는 거리상담'을 방문한 김모(18) 양.

바리스타 자격증 공부에 관심을 갖던 그는 진로상담에서 센터를 소개받아 자격증을 따고 올해 인턴 채용에 합격했다.

서울시는 청소년들이 건강한 방학생활을 계획할 수 있도록 2일까지 찾아가는 청소년 거리상담(연합아웃리치)을 실시했다. 청소년 밀집지역과 번화가 등 10곳에서 청소년시설 전문 상담사와 자원봉사자 등 91명이 참여했다.

김 양은 지난해 여름 학교 친구의 권유로 강북구 상산어린이공원에서 진행하는 아웃리치에 처음 참여했다. 처음에는 부담감에 꺼렸다고 한다.

그는 "여러 번 참여하다 보니 오히려 선생님들과 이곳에서 사귄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게 재미있고, 상담받는 날이 기다려졌다"며 "상담을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었고 정말 진지하게 제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게 좋았다"고 말했다.

이모(15) 양은 초등학생 때 아버지의 폭력으로 잠시 분리조치 됐다가 현재는 가정에 복귀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과 불만으로 단 둘이 있을 시간에는 집에 들어가지 않는다.

어머니의 퇴근 시간인 오후 8~9시쯤까지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내다 어머니를 만나 집에 들어가는 일상을 반복했다.

프로그램을 처음 접하게 된 건 놀이터에서였다. 어머니를 기다리는 동안 궁금증을 키우다 아웃리치에 참여하게 됐다.

그 뒤로는 아웃리치에서 즐기다가 어머니를 만나 집으로 향하는 일과가 시작됐다.

그는 "아웃리치가 없는 날은 소개받은 센터에서 직업체험을 하거나 자격증공부를 하며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상담을 통해 가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듣고 안전한 쉼터로 연계해주기도 한다. 사이버 아웃리치 활동 모습. /서울시
온라인 상담을 통해 가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듣고 안전한 쉼터로 연계해주기도 한다. 사이버 아웃리치 활동 모습. /서울시

보통 상담은 필요한 사람이 찾아온다. 아웃리치는 상담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간다. 사람들이 많이 다닐 법한 곳에 부스를 설치하고 누구나 접근이 가능하도록 한다.

아웃리치는 단순한 진로 상담에 그치지 않는다. 중요한 관심 중 하나는 가출 청소년, 혹은 가출 위기에 놓인 청소년이다.

아웃리치에 참여하는 17년차 상담사인 손은주 씨는 상담을 통해 가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듣고 안전한 쉼터로 연계해주기도 한다. 인터넷에 '가출할 거다'는 글을 보면 상담센터 연락처를 알려주고 메신저로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눈다.

손씨는 "초등학생들도 집을 나오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 힘들 때마다 언제든지 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혼자가 아니라 도울 수 있는 기관이 있으니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상담을 통해 '좋은 어른'의 역할을 하는 것이 손씨의 바람이다. 아이들은 집에서 부모들이 좋은 어른의 역할을 해주지 못해 집을 나온다. 가출했을 때도 좋은 어른인 척 아이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좋은 어른'이 필요한 이유다.

찾아가는 청소년 거리상담은 여성가족부 주관 전국쉼터 연합 아웃리치의 하나로, 매년 여름방학을 계기로 청소년 쉼터 및 유관기관 협력을 통해 청소년 대상 고민상담, 복지정보 제공, 체험활동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올해는 강서구 볏골공원, 금천구 가산디지털역 인근, 관악구 신림역, 영등포구 문래동, 강북구 상산어린이공원, 영등포구 여의나루역 한강공원, 마포구 홍익문화공원, 중랑구 상봉동, 은평구 응암역 일대, 성북구 성신여대역 등에서 활동했다.


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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