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난 줄 알았어요"…서울 곳곳 장맛비 피해 속출
입력: 2023.07.15 00:00 / 수정: 2023.07.15 00:00

연희동·홍제동서 도로붕괴·정전
주말에도 수도권 강한 비 예보


지난 13일 오후6시35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일대의 한 도로가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14일 복구작업을 진행 중인 사고 현장. /이장원 인턴기자
지난 13일 오후6시35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일대의 한 도로가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14일 복구작업을 진행 중인 사고 현장. /이장원 인턴기자

[더팩트ㅣ이장원 인턴기자] 지난 13일 늦은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저녁 식사를 준비하던 정지선(51) 씨는 난데없는 굉음에 우산을 챙겨 들고 밖으로 나왔다. 평소 지나다니던 길이 무너져 내려 있었다. 최근 내린 많은 비로 무거워진 도로의 무게를 축대가 버티지 못 했다.

14일 사고 현장 인근에서 만난 정씨는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쿠쿵'하는 소리가 들렸다"며 "처음엔 지진이라도 난 줄 알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다행히 사상자는 없었다. 무너진 도로 아래쪽에 위치한 주택가가 재개발 단지여서 거주자들이 없었다.

서대문구청은 약해진 지반을 고려해 사고 현장 근처 주민들에게 대피 문자를 발송했다. 총 19가구, 44명의 주민은 인근 숙박업소와 친인척 집으로 대피했다.

인근 주민 박모(64) 씨는 "뒤쪽에 산이 있어서 비가 오면 토사가 흘러내린다"며 "이 때문에 재개발을 하고 있던 걸로 안다"고 밝혔다.

14일 오전0시1분께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서 도로 옆 나무가 쓰러지면서 고압선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홍제동 일부 가구는 정전 피해를 입었다. 빨간색 동그라미 안이 쓰러진 나무. /이장원 인턴기자
14일 오전0시1분께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서 도로 옆 나무가 쓰러지면서 고압선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홍제동 일부 가구는 정전 피해를 입었다. 빨간색 동그라미 안이 쓰러진 나무. /이장원 인턴기자

장마 피해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14일 0시 무렵 서대문구 홍제동의 일부 가구엔 갑작스레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이날 오후 9시부터 거세진 빗줄기에 도로 옆 나무가 쓰러지면서 고압선을 덮쳐 정전이 발생했다.

사고 지점 앞 빌라에 거주하는 최모(64) 씨는 "잠귀가 밝은 편이 아니라 나무가 쓰러지는 소리는 따로 듣지 못했다"면서도 "아침에 일어나 보니 사람들이 와서 작업을 하고 있더라"고 밝혔다.

신영희(53) 씨는 "(정전 발생 시각이) 워낙 늦은 시간대다 보니 자고 있느라 몰랐다"며 "오전 5시쯤 남편이 출근 준비를 하며 (정전 사실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홍제동 일대에서 정전 피해를 입은 총 773호(전기사용신청자 기준) 중 400호는 14일 오전 1시께 복구가 됐다. 하지만 나머지 373호는 오전 5시35분이 돼서야 전력이 정상적으로 공급됐다.

이외에 도봉구 쌍문동과 금천구 시흥동에서도 밤 사이 정전으로 인근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장맛비는 주말에도 계속된다. 수도권의 경우 30~80mm의 강수량이 예상된다.

bastianle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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