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 관련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된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가 전국단위 조직을 구성해 시세조종을 가담한 의혹을 받고있다. 사진은 5월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는 라 대표 모습. /뉴시스

[더팩트ㅣ황지향 인턴기자]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의 핵심인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 가 시세조종이 아니라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반면 검찰은 라 대표 일당이 범죄조직에 준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정도성 부장판사)는 13일 오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라 대표 등 7명의 2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지난 3일 기소된 재활의학과 병원장 주모(50) 씨와 H사 영업이사 김모(40) 씨의 사건도 병합됐다.

이날 검찰은 프레젠테이션으로 라 대표 등의 공소사실을 설명했다.

검찰은 라 대표 일당이 전국 단위의 대규모 시세조종 조직을 운영했다고 봤다. 이들은 영업팀·고객관리팀·정산팀·법인관리팀·전략기획팀·매매팀 등으로 나눠 각 팀에 팀장과 팀원을 뒀다. 검찰은 "범죄단체에 준하는 조직 구성"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거래량이 적고 경영권 승계 이슈 등이 있는 종목을 선정했다. 무등록 투자일임업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거액의 자금을 유치한 뒤 지속적으로 매집과 시세조종을 반복했다.

검찰에 따르면 라 대표는 영업을 하는 사람에게 이사 대우를 해주거나 차량을 지급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매매팀은 성수팀, 여의도팀 등 서울 지역뿐 아니라 울산팀, 강릉팀 등 전국에서 활동했다. 검찰은 지역별로 팀이 있는 이유를 투자자들의 사업장이나 주거지 부근에서 대기하다가 주식을 매매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금융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생긴 수수료를 13개 법인에 입금하거나 허위 카드 매출, 차명 계좌, 현금 정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챙겼다.

라 대표 측은 무등록 투자일임업은 인정하면서도 '시세조종' 부분은 거듭 부인했다. 그는 "라 대표 등이 한 주식거래가 시세조종에 해당하는지 객관적인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소장에 투자자가 917명이라고 돼 있는데 최소한 917개의 계좌가 분석돼야 하고 부당이득 계산 역시 폭락 직전인 4월 21일 종가가 아닌 실질적인 마지막 거래일인 24일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는 지난 5월 24일부터 프랑스계 증권사인 SG증권을 통해 8개 종목 대량 매도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주가가 급락한 사건이다. 검찰은 라 대표 등이 투자자들에게서 휴대전화와 증권계좌 등 개인정보를 넘겨받아 매수·매도가를 정해놓고 주식을 거래하는 '통정거래' 등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부터 증인신문을 진할 예정이다. 다음 재판은 내달 10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hyang@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