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극한호우' 신림동…"올해는 무탈히 지나갔으면"
입력: 2023.07.13 15:27 / 수정: 2023.07.13 15:27

관악구청, 침수 예방 대책 마련하기도
전문가 "주민들 자발적 안전관리 필요"


지난해 8월 8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반지하 주택에 거주하던 세모녀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9일 사건이 발생한 주택의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긴 모습. /이새롬 기자
지난해 8월 8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반지하 주택에 거주하던 세모녀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9일 사건이 발생한 주택의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긴 모습.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신림동=이장원 인턴기자] 13일 서울 전역에 호우특보가 내려졌다. 지난해 침수 사고의 기억 때문인지 관악구 신림동 주민들은 '물폭탄' 소식에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 했다.

지난해 8월8일 신림동 일대에는 시간당 100mm 이상의 폭우가 몰아치면서 도림천이 범람하고 하수구가 역류했다. 반지하에 살던 일가족이 사망하는 불행한 일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신림동에서 만난 배성원(71) 씨는 "(작년에 폭우로) 마당에 물이 좀 차올랐는데 집 안까지는 물이 들어오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치우는데 애를 먹었다"며 "비가 오는 걸 어쩌겠는가. 무탈하게 지나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빌라촌에 거주하는 이모(31) 씨도 "작년엔 물이 무릎까지 차올라서 집 들어가는 데 신발이랑 바지가 온통 다 젖었다. 올해는 피해 없이 지나갔으면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13일 <더팩트> 취재진이 찾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엔 사진과 같은 물막이 판이 설치돼 있었다. /이장원 인턴기자
13일 <더팩트> 취재진이 찾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엔 사진과 같은 물막이 판이 설치돼 있었다. /이장원 인턴기자

지난 11일 서울 일부 지역에는 '극한호우'를 알리는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1시간 누적 강수량 50mm, 3시간 누적 강수량 90mm 이상의 폭우일 때 발령되는 극한호우 경보는 지난해 신림동 침수 사태를 계기로 도입됐다.

다행히 신림동에선 아직까지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지난해 참사의 교훈으로 장마철 이전에 빗물받이 시설을 정비하고 물막이 판을 설치하는 등 관악구청에서 나름 대비책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주민은 "여기가 원래 지대가 낮아서 비가 오면 어느정도 잠기다가도 배수구로 물이 빠져나간다"며 "사람들이 배수구 위에 담배꽁초 같은 쓰레기를 버리다보니 작년에 좀 그랬던 거지 (배수구 정비 이후에는) 별 문제 없다"고 밝혔다.

13일 <더팩트> 취재진이 찾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의 일부 빗물받이는 사진과 같이 담배꽁초와 각종 쓰레기들로 막혀 있었다. /이장원 인턴기자
13일 <더팩트> 취재진이 찾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의 일부 빗물받이는 사진과 같이 담배꽁초와 각종 쓰레기들로 막혀 있었다. /이장원 인턴기자

다만 물막이 판의 경우 신청이 밀려 아직까지 설치되지 않은 곳들도 있었다. 배씨는 "(물막이 판 설치) 신청은 했는데 다른 곳에서도 신청이 많아서 설치하는 데 좀 걸린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관악구청 관계자는 "지난해 침수 피해가 있었던 곳은 우선적으로 신청을 받아서 설치를 해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방자치단체의 빠른 행정과 더불어 주민들의 자발적인 안전관리를 강조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절차가 너무 복잡해 올해 4월이 돼서야 물막이 판, 맨홀 설치가 시작됐다"며 "시행 절차를 간소화해 내년 대비를 최소한 올해부터는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침수 예상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기상예보를 보고 미리 하루 전날 대피를 하는 등 자발적인 안전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bastianle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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