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뚫고 '초복 삼계탕 러시'…보신탕집은 희비 교차
입력: 2023.07.11 16:58 / 수정: 2023.07.11 16:58

4000원 반계탕 서울노인복지센터 '북적'
종로신진시장 보신탕집도 장사진


초복인 11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의 한 유명 삼계탕집은 보양식을 먹으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조소현 기자
초복인 11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의 한 유명 삼계탕집은 보양식을 먹으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조소현 기자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삼계탕은 보양식이라는 '믿음'이죠. 초복에는 늘 삼계탕을 먹었어요."

초복인 11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의 한 유명 삼계탕집은 보양식을 먹으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인근에 산다는 노홍석(54) 씨는 가게가 문 여는 시간에 맞춰 아침 일찍 출발했다. 그는 "부모님이 삼계탕을 좋아하셔서 포장하러 왔다"며 "초복에는 꼭 삼계탕을 먹는다"며 삼계탕 7봉지를 포장해갔다.

하루종일 비가 내렸지만, 폭우도 '삼계탕 사랑'을 막을 수 없었다. 사람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방배동에 거주하는 송화자(83) 씨는 남편과 함께 삼계탕집을 찾았다. 송 씨는 "남편이 삼계탕을 좋아해 방문했다"며 "6봉지를 포장했다. 복날이니 아이들에게도 보내주고 친구들 모임에도 가져가려고 한다"고 했다.

서울노인복지센터에는 오전 11시부터 많은 어르신들이 반계탕을 먹기 위해 줄을 섰다. /조소현 기자
서울노인복지센터에는 오전 11시부터 많은 어르신들이 반계탕을 먹기 위해 줄을 섰다. /조소현 기자

직장 동료와 함께 삼계탕집을 찾은 이도 있었다. 방모(24) 씨는 "최근 프로젝트가 끝나서 대표님이 팀원 격려 차원에서 복날 삼계탕을 먹자고 했다"며 "가격이 비싸졌는데 대표님이 사주시는 것이라서 좋다"고 웃었다. 같은 직장에 다니는 강모(40) 씨도 "집에서는 자주 먹지만 유명한 삼계탕집은 처음"이라며 설을 내비쳤다.

삼계탕은 삼복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닭과 인삼은 열을 내는 음식으로 따뜻한 기운을 내장 안으로 불어넣어 더위에 지친 몸을 회복시킨다. 많은 시민이 삼복에 삼계탕을 찾는 이유다.

이날 서울 곳곳에서는 삼계탕 나눔 행사도 열렸다. 서울노인복지센터에는 오전 11시부터 어르신들이 반계탕을 먹기 위해 줄을 섰다. 센터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한 기업 팬오션 관계자는 "초복을 맞아 보양식을 준비했다"며 "많은 어르신이 보양식을 먹기 위해 모이시고,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좋다"고 했다.

순서를 기다리고 있던 80대 A씨는 설렘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더위를 식혀주는 닭을 먹으면 열도 풀리고 좋다"며 "(삼계탕을 먹으면) 몸이 따뜻해져서 아픈 곳도 살살 낫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방학동에서 친구와 함께 센터를 방문한 70대 B씨도 "옛날부터 초복에 삼계탕을 먹는 게 습관이 돼 있다. 비싼 삼계탕을 4000원에 든든하게 먹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다만 일부 보신탕집은 복날임에도 한산했다. 서울 종로5가역 인근 보신탕집 사장은 40년 동안 영업을 하고 있는데 매년 더 안된다며 코로나19 때보다도 손님이 없다. 가만히 있어도 사정이 안 좋아지는데, 방송에서 (개를 먹는 것과 관련해) 논란을 부추기니 장사가 더 안된다고 토로했다. /조소현 기자
다만 일부 보신탕집은 복날임에도 한산했다. 서울 종로5가역 인근 보신탕집 사장은 "40년 동안 영업을 하고 있는데 매년 더 안된다"며 "코로나19 때보다도 손님이 없다. 가만히 있어도 사정이 안 좋아지는데, 방송에서 (개를 먹는 것과 관련해) 논란을 부추기니 장사가 더 안된다"고 토로했다. /조소현 기자

'개식용 폐지' 논란에 휩싸인 보신탕을 찾는 이들도 많았다. 서울 종로신진시장 유명 보신탕집에는 사람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반주를 곁들이고 식사를 했다.

C(86)씨는 "옛날부터 자주 먹었다"며 "(보신탕을 먹으면) 아픈 곳이 낫는 것 같다"고 했다. 70대 D씨도 "(일부 사람들이) 개를 먹는 것을 반대하는데, 개도 애완용이 있고 식용이 있다"며 "돼지는 잘만 먹으면서 개를 먹는 것만 야만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보신탕집은 복날임에도 한산했다. 서울 종로5가역 인근 보신탕집 사장은 "40년 동안 영업을 하고 있는데 매년 더 안된다"며 "코로나19 때보다도 손님이 없다. 가만히 있어도 사정이 안 좋아지는데, 방송에서 (개를 먹는 것과 관련해) 논란을 부추기니 장사가 더 안된다"고 토로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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