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안전" IAEA·정부 발표에도 여전히 논란
입력: 2023.07.07 16:34 / 수정: 2023.07.07 16:34

"알프스 성능 검증 없고 일본 입장만 반영"
정부 "IAEA, 원자력 권위 기관…보고서 존중"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가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하자 환경단체 등 시민사회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전경. / 뉴시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가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하자 환경단체 등 시민사회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전경. / 뉴시스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가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하자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도 7일 "계획대로 지켜진다면 배출 기준과 목표치에 적합하다"며 IAEA에 힘을 실으면서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들은 IAEA가 구체적인 검증을 거치지 않고, 일본의 주장만을 근거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비판했다. 구체적으로 다핵종제거설비인 'ALPS'(알프스)의 성능 검증 내용이 보고서에 없다고 지적한다. IAEA는 알프스로 처리한 오염수를 검증한 결과 방사성물질 기준치를 넘지 않아 안전하다는 입장이지만 시민단체들은 알프스가 어떤 핵종을 제거할 수 있는지 정확한 검증 없이 보고서를 성급히 작성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은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IAEA가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제시한 자료에만 근거해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과학적 검증이라면 여러 가설을 놓고 교차 검증을 해야 하는데 전혀 하지 않았다. 제목은 안전성 검토라지만 실상은 일방적으로 일본의 해양투기를 지원하기 위한 컨설팅"이라며 일본 정부에 오염수 방류 철회를 요청하고, 한국 정부에는 국제해양법 재판소에 일본을 제소하는 등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민주노총도 성명을 통해 "이번 보고서에는 일본 정부가 그간 핵 오염수 방류를 합리화하는데 주요 근거가 되는 알프스 성능 내용은 전혀 담기지 않았다. 결국 보고서는 핵 오염수 안전성 검증은 생략한 채 일본의 핵 오염수 해양투기의 정당성에 힘을 실어주었을 뿐"이라며 "보고서는 일본의 해양범죄에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일본방사성오염수해양투기저지공동행동 관계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IAEA의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국제기준 부합 보고서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
일본방사성오염수해양투기저지공동행동 관계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IAEA의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국제기준 부합 보고서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무영 서울대 물리학과 명예교수는 6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IAEA 최종보고서 문제점 전문가 분석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과학자 관점에서(IAEA의) 보고서는 기본 전제부터 과학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도 알프스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떤 핵종을 정화할 수 있는지 과학적 검증이 보고서에 담기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무리 안전장치를 마련해도 수학적으로 완벽한 안전 규칙은 불가능하다"며 "우리가 다뤄야 할 문제는 환경생태계의 문제다. 기계가 아니라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긴다"고 말했다.

정부는 IAEA 보고서를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IAEA는 원자력 안전 분야에서 전문성과 대표성을 가진 권위 있는 기관이다. 보고서 내용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는"일본 측의 오염수 처리계획을 검토한 결과 방사성 물질의 총 농도가 해양 배출기준을 충족하며, 삼중수소의 경우 더 낮은 수준의 목표치를 달성했다"며 "정부는 일본이 제시한 내용과 IAEA의 보고서를 과학기술적으로 검토해 일본이 제시한 계획의 적절성을 검증한 것이다. 정부는 IAEA 및 일본과 협의해 일본의 최종 방류 계획을 파악하고 오염수 처리계획의 변동이 있으면 추가 검토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알프스에 대해서도 흡착재 교체나 점검이 적기에 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경운동연합은 정부의 이같은 입장에 성명서를 내고 "어떤 검증을 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시찰단까지 보냈지만, ALPS 성능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도쿄전력이 제시한 일부 결과만 가지고, 전체 오염수의 정화 작업 과정에서 성능을 충족한다고 과학적으로 어떻게 입증할 수 있는가"라며 "후쿠시마 사고 이후 거짓말과 은폐를 반복해 온 도쿄전력을 과연 신뢰할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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