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동 23·숭인동 56 일대 신속통합기획안 확정
반대 측 주민 "열악한 곳만 부분적으로 개발해야"
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신동 신속통합기획구역 일대를 방문해 지역주민의 애로사항을 듣는 모습. /뉴시스 |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된 창신·숭인동 일대를 찾아 "이제부터는 주민 여러분의 단합된 의지가 필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5일 오후 10시 30분쯤 노후 저층주거지인 종로구 창신·숭인동 신속통합기획구역 일대를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이같이 말했다.
주민 A씨는 "이곳에서 20년을 살았는데 젊은이들이 다 떠나갔다"며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구청장님과 함께 빨리 진행해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이에 오 시장은 "도심 한복판에 소외되고 낙후된 구역이 그대로 있다는 건 상상할 수 없지 않느냐"며 "연말까지 모든 기획이 완료되고 내년부터는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주민들이 어떻게 도와주시냐에 따라 속도가 달라진다"며 "오늘 반대, 찬성 측이 섞여있던데 마음을 모아주시면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5일 종로구 창신·숭인동 신속통합기획구역 일대에는 재개발을 반대하는 '창신동 재개발 반대위원회' 주민들도 피켓을 들고 모였다. 이들은 재개발 신속 추진을 외치는 찬성 측 주민들과 팽팽히 맞섰다. /김해인 기자 |
이날 현장에는 재개발을 반대하는 '창신동 재개발 반대위원회' 주민들도 피켓을 들고 모였다. 이들은 재개발 신속 추진을 외치는 찬성 측 주민들과 팽팽히 맞섰다.
반대위원회 측 주민 B씨는 "투기꾼들이 (재개발에) 찬성한다. 우리는 여기에서 60~70년을 살았다"며 "여기 옆이 한양도성인데 아파트로 가려버리면 어떡하느냐"고 주장했다.
이어 "부분적으로 열악한 집만 모아서 (개발)하면 주민 손해가 없다. 다 철거를 하지 말고 그렇게 하라는 얘기다"라며 "산 꼭대기에 아파트가 들어설 자리가 있느냐. 왜 남의 재산을 강탈해서 사기를 치려고 하느냐"고 비판했다.
5일 종로구 창신·숭인동 신속통합기획구역 일대에서 재개발을 반대하는 '창신동 재개발 반대위원회' 주민이 피켓을 들고 있다. /김해인 기자 |
이 지역은 한양도성·낙산 언덕으로 삼면이 둘러싸인 구릉지형으로 교통·주거환경이 매우 열악한 곳이다. 급경사, 좁은 길, 가파른 계단으로 비상차량 진입이 어렵고 노후건축물 비율이 90%에 달해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
이번 기획안에 따르면 이 일대는 기존지형을 활용한 2000세대 내외 구릉지 특화 도심주거단지로 거듭난다.
먼저 공공시설을 고도화하고 주택용지 약 4860㎡를 확대한다. 방치된 채석장, 청소차량 차고지 등을 재배치하고, 제2종(7층 이하)일반주거지역을 제2종일반주거지역으로, 창신역 일대는 제3종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을 상향한다.
최대 70m 입체보행로를 조성해 인근 지하철역과의 보행 접근성을 높인다. 창신역~채석장전망대~숭인근린동원을 연결해 그간 단절됐던 지역 연계성을 강화한다.
지형 및 주변 특성을 고려한 영역별 맞춤 생활공간도 조성한다. 단지 안팎으로의 보행 동선과 연계해 데크 하부에 주민공동시설을 만들고, 주변 공원과 연계한 단지 내 산책마당을 조성한다.
구릉지를 따라 건축물이 겹겹이 배치되는 중첩경관으로 새로운 도시경관을 형성한다. 창신역 일대(고층), 청룡사 등 문화재·학교 주변(저층), 경사지(중저층) 등 영역별 맞춤형 높이 계획도 수립했다.
h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