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노동계, 수정안 제출 않고 기존 입장 재확인
공익위원 "공식적인 논의사 항 아니면 믿지 말라"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의실에서 열린 제10차 전원회의에 참석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세종=이동률 기자 |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내년 최저임금 수준을 논의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본격적으로 인상 수준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0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와 경영계는 최초 요구안에 대한 수정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노동계와 경영계의 최초 요구안 격차가 커 도출까지 갈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으로 올해 9620원보다 26.9% 증가한 1만2210원, 월 209시간 기준 255만1890원을 제시한 바 있다. 경영계는 영세 소상공인들의 지불능력이 한계치에 달했다며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회의에서 박준식 최저임금위 위원장은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 양측에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에 대한 수정안을 회의 시작 전까지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노사는 수정안을 내놓지 않고 기존 입장을 재차 설명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와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10차 전원회의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있다. /세종=이동률 기자 |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모두발언에서 "오늘 정부가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1.4%였다. 여전히 상황이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침체 하에서 노동계가 주장하는 것처럼 최저임금마저 고율로 인상된다면,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생업 존폐 기로에 설 수밖에 없고 최저임금이 보호하자고 하는 취약계층의 일자리도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의실에서 열린 제10차 전원회의에서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을 비롯한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들로부터 최저임금 1만 2천원 인상 동의 서명이 담긴 상자를 건네받고 있다. /세종=이동률 기자 |
이날 노동계는 정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보도된 한 언론사의 최저임금 9800원 보도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며 최저임금위에 공식 입장을 낼 것을 촉구했다.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정부 고위인사의 발언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며 "법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노사공위원이 심의해서 정해야할 사안을 위원도 아닌 정부가 관여하고 있음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저임금위의 자율성, 독립성, 공정성이 보장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최저임금 수준 결정시점이 다가오면서 몇몇 언론에서 다양한 추측성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며 "결정 당사자로 이자리에 모인 그 누구도 결과를 알지 못한다. 관계자가 실제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존재하더라도) 개인적인 견해로 본다. 최저임금 수준과 관련한 어떤 보도도 공식적인 논의사항이 아닌 한 믿지 마라"고 말했다.
이미 법정 심의 기한을 넘긴 최저임금위이지만 남은 행정절차를 고려하면 7월 중순까지는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넘겨야 한다. 장관은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확정해 고시해야 한다.
1988년부터 시행된 최저임금제는 지난해까지 모두 36차례의 심의가 있었으나 법정 기한을 지킨 건 9번뿐이다.
2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제10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세종=이동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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