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동반 손님에 매출도 늘어요"…차별 없는 '키즈오케이존'
입력: 2023.07.04 00:00 / 수정: 2023.07.04 00:00

서울키즈오케이존 참여 정현우 씨
"아이 싫어하는 사람 안 와도 돼"
사업 참여 뒤 매출 5~10% 증가


서울키즈오케이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정현우 우진갈비 사장이 30일 서울 중구 우진갈비에서 키즈오케이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다. /장혜승 기자
서울키즈오케이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정현우 우진갈비 사장이 30일 서울 중구 우진갈비에서 키즈오케이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다. /장혜승 기자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아이들이 오는 게 낫지, 아이들 싫어하는 사람은 안 와도 됩니다."

시원시원하고 거침이 없었다.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가게에서 만난 정현우(44) 우진갈비 사장은 인터뷰 내내 노키즈존과 키즈오케이존으로 갈라 아이를 차별하는 현실을 답답해했다.

6살 딸의 아버지이기도 한 정현우 사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서울키즈오케이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노키즈존'과 반대로 아이 동반 손님을 적극 유치하는 가게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 중 하나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참여 희망 업소는 아이용 메뉴, 아이 식기와 의자, 넓은 면적 등을 확보해 관할 자치구에 신청하면 된다. 참여 업소에는 아이 편의용품 구비를 위해 30만 원을 지원한다.

정 사장은 "평일에는 직장인들이 많이 오고 주말에는 아이를 동반한 손님들이 주로 가게를 찾았다"며 "아이를 키우기 때문에 아이 동반 손님에 거부감이 없었다. 서울시에서 먼저 오케이키즈존 참여를 권유하는 연락이 왔길래 좋은 취지라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아이 동반 가족의 요구를 들어줘야 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원하는 손님들이 떠나간다며 키즈오케이존 참여를 꺼리기도 한다.

서울키즈오케이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정현우 우진갈비 가게 앞에 스티커가 붙어 있다. /장혜승 기자
서울키즈오케이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정현우 우진갈비 가게 앞에 스티커가 붙어 있다. /장혜승 기자

이에 정현우 사장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며 "아이들이 오는 게 낫지, 아이들 싫어하는 사람은 안와도 된다"고 일축했다. 오히려 키즈오케이존 사업 참여 이후 매출이 5~10% 정도 올랐다고도 했다.

2014년 노키즈존이 처음 생긴 후 올 5월까지 약 500개 노키즈존이 운영 중이다. 보다 못해 시가 나서서 키즈오케이존을 만든 현실에 정 사장이 내놓은 해법은 간단했다.

그는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고 아이들도 일반 손님과 똑같다고 생각하면 어려울 게 없다"며 "어른이 떠드는 건 괜찮고 아이가 떠드는 건 왜 안되느냐"고 되물었다.

또 "자영업자와 부모들이 서로 조금씩만 노력하면 된다. 우리도 사고가 나면 도의적 책임은 일차적으로 업소가 진다. 예방 차원에서 직원들한테 안전 교육을 철저히 한다. 아이 동반 부모님들한테도 뜨거운 음식들이 많이 있으니 아이들을 자리 안쪽에 앉혀달라고 하면 다들 잘 협조해준다"고 설명했다.

서울키즈오케이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우진갈비에는 아이들을 위한 의자가 구비돼 있다. /장혜승 기자
서울키즈오케이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우진갈비에는 아이들을 위한 의자가 구비돼 있다. /장혜승 기자

노키즈존과 키즈오케이존이라는 용어 자체 담긴 편견도 염려했다. 정 사장은 "(키즈오케이존과 노키즈존이라는 용어는) 아이들이 출입해도 되고 안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아이들이 차별당하고 배제당해도 되는 존재라고 인식하는 계기가 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가 잘못됐다"며 "아이 키우는 부모들이 얼마나 눈치를 보면 시에서 이런 사업을 하겠느냐"고 안타까워했다.

노키즈존과 오케이키즈존 운영 사이에서 고민하는 자영업자들에게 한 마디를 남겼다.

"아이도 나중에 커서 어른이 되고 그 식당을 다시 찾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롱런을 하기 위해 아이를 받는 건 아니지만 아이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면 식당이 정말 롱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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