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1135명 대상 설문조사…"폭염 휴식 법제화해야"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절반 이상이 '폭염에 재량껏 쉬어야 한다'고 답했다. 사진은 건설노동자들이 공사판 바닥에 누워있는 모습. /전국건설노동조합 제공 |
[더팩트ㅣ황지향 인턴기자] 건설현장 노동자들 4명 중 1명만 폭염특보에 규칙적으로 휴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지난해 8월 1135명 건설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폭염기 건설현장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체감온도 33도 이상을 기준으로 하는 폭염특보가 발령될 경우 1시간 일하면 10~15분씩 규칙적으로 쉴 수 있냐는 응답에 26.3%만 "그렇다"고 대답했다. 응답자 중 17%는 "쉬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56.7%는 "재량껏 쉰다"고 했다.
폭염으로 본인 또는 동료가 구토, 메스꺼움, 실신 등의 이상징후를 보인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1135명 중 52.4%인 595명이 "있다"고 대답했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2016~2021년 폭염으로 총 182명의 노동자가 온열질환 산재를 판정받았다. 이 중 29명은 사망했다.
건설업에서만 87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하고, 20명이 사망했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한 달간 건설현장에서만 열사병 의심 사망사고가 5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3년 폭염 대비 근로자 건강 보호 대책' 중 일부(위)와 전국건설노동조합이 지난해 실시한 '폭염 설문' 결과 표. /고용노동부·전국건설노동조합 제공 |
고용노동부는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일 경우 오후 2~5시 작업을 중지하라는 '폭염기 열사병 예방 가이드'를 권고하고 있지만, 건설노조는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응답자 중 절반가량인 525명(46.3%)은 정부의 대책이 건설현장에 적용되지 않는 이유로 '정부 당국의 관리·감독 부실'을 꼽았다.
건설노조는 "건설현장에서 매해 건설노동자가 더워 죽는다는 것을 고용노동부는 알면서도 실질적 노동환경 개선에 나서지 않는다"며 폭염 가이드와 폭염 시 작업 중지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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