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이후 분향소 갈등
여름 폭우피해에 신당역 살인도
전장연·TBS·경계경보 논란
오세훈 서울시장의 네번째 임기인 민선 8기가 출범한 이후 서울시에서는 다양한 사건·사고가 이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6·25전쟁 제73주년 호국영웅 감사·위로연’에 참석해 6·25 참전유공자를 향해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 /서예원 인턴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4선에 성공한 지 1년이 지났다. 그 사이 시민들을 불안에 떨거나 슬픔에 잠기게 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또한 오 시장이 관록 있는 4선 시장이자 잠재적 대권주자로서 시정에 그만의 색깔을 입히고 서울의 미래를 본격적으로 그려나가는 시간이었다. <더팩트>는 3회에 걸쳐 다사다난했던 오세훈 4기의 첫 1년을 돌아본다. <편집자주>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네번째 임기인 민선 8기 출범 이후 유례가 없던 이태원 참사, 신당역 스토킹 살인 등 사건사고로 바람 잘 날 없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시위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고, 수년째 이어진 TBS 정치편향 논란에 결국 메스를 들었다. 이른 아침 시민들을 놀라게 한 경계경보 오발령 사태도 있었다.
오 시장은 2021년 4월 보궐선거로 10년 만에 시로 돌아온 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다시 당선돼 7월부터 네번째 임기를 맞이했다.
이후 한달 여가 지난 8월 8~9일 시간당 최대 100㎜가 넘는 집중호우로 8명이 사망했다. 특히 관악구 신림동에서는 반지하에 사는 일가족 3명이 목숨을 잃으며 반지하 침수 위험이 크게 부각됐다.
오 시장은 수해 예방책으로 반지하 거주민 주거이전을 내놨다. 반지하 거주 가구가 지상층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월 20만 원씩 최대 2년 간 특정 바우처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반지하 거주민 누구나 신청만 하면 차수판 등 침수방지 시설을 무상으로 설치해줬다. 다만 올 여름 전까지 반지하 가구의 지상층 이주는 대상으로 선별한 가구 중에서도 10% 수준에 그쳤다.
강남역·도림천·광화문 등 상습 침수지역 6곳에는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을 짓기로 했다. 시간당 처리 용량을 30년 빈도 기준 95㎜에서 최소 50년 빈도 100㎜로 올리기 위해서다. 특히 빗물이 고이는 항아리 지형인 강남 지역은 100년 빈도 110㎜로 상향한다. 현재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며 11월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역무원 스토킹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이 지난 지난해 9월 16일 오전 서울 중구 신당역 여자화장실 입구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국화꽃이 놓여져있다. /이동률 기자 |
하루 700만 명의 시민이 이용하는 지하철에서는 끔찍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서울교통공사 전 직원인 전주환은 지난해 9월 14일 오후 9시쯤 신당역 화장실에서 입사 동기 역무원을 살해했다.
전씨는 피해자를 스토킹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 선고 전날에 범행을 저질렀다. 심지어 직위해제 상태임에도 사내 전산망에 접속해 피해자의 동선을 파악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사는 사건 이후 사내망 접속기준을 마련하고 차단 조치했다. 올해 10월에는 지능형 CCTV를 활용한 영상순회 시스템을 구축 완료하고 현장순회와 영상순회를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10.29 이태원참사 200일 시민추모대회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 분향소 앞 세종대로에서 열린 가운데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10월 29일에는 핼러윈을 앞두고 이태원 해밀턴 호텔 골목길에 인파가 몰려 159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일시에 좁은 구역에 많은 인파가 모이면서 발생한 사고로, 정부 차원 책임론까지 불거진 유례없는 참사였다.
서울광장 추모공간을 두고 유족과 마찰도 뒤를 이었다. 올해 1월 유족 측은 광화문광장에 추모공간 설치 의사를 밝힌 반면 서울시는 녹사평 역사 내 지하 4층 공간을 제안했다.
이후 유족들은 2월 서울광장에 합동분향소를 기습 설치했다. 시는 분향소 강제철거를 예고하고, 분향소를 설치한 유가족 측에 변상금 2900만 원을 통지하는 등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분향소는 지금까지 유지된 채 불씨로 남아있다. 유족들은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북한 우주발사체 발사로 이른 아침 경계경보가 발령되며 시민들이 큰 혼란을 겪기도 했다. /위급 재난 문자 |
북한 우주발사체 발사로 이른 아침 경계경보가 발령되며 시민들이 큰 혼란을 겪기도 했다.
시는 지난달 31일 오전 6시 41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주시길 바란다"는 내용의 위급재난문자를 시민들에게 발송했다.
약 20분 뒤인 7시 3분 행안부는 "서울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알려드림"이라는 내용의 문자를 발송했다. 이어 시는 7시 25분 상황을 확인한 뒤 경계경보 해제를 알리는 문자를 보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와 행정안전부의 입장이 엇갈려 논란이 일었다. 시는 "상황이 정확히 파악되기 전에는 우선 경계경보를 발령하고, 상황 확인 후 해제하는 것이 비상 상황 시 당연한 절차"라고 했다. 반면 행안부는 출입기자단에 문자로 "서울시 경계경보 오발령은 행안부 요청에 따른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오 시장은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번 긴급 문자는 현장 실무자의 과잉대응일 수 있지만 오발령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안전에는 타협이 있을 수 없고 과잉이다 싶을 정도로 대응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시는 행안부와 협의해 자동 경보발령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오 시장은 14일 서울시의회 제319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관련 질의에 "자동으로 사람의 판단이 개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동으로 경보가 발령되는 점이 개선되고 있다"고 답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 대표가 3월 23일 오전 서울 중구 시청역 승강장에서 '출근길 지하철 탑승 선전전'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
지난 연말부터는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출근길 탑승 시위와 관련한 갈등이 불거졌다 .
서울교통공사는 12월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가 벌어지는 역을 무정차 통과조치했다. 오 시장은 같은달 26일에는 페이스북에 시위를 두고 "불법에 관한 한 더 이상의 관용은 없다"며 칼을 빼들었다. 서울교통공사는 전장연 측을 상대로 총 7억8000만 원의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이어 2월 오 시장은 박경석 전장연 대표와 직접 면담을 진행했다. 이후 시와 전장연 간 실무협의도 수차례 이어졌고, 탑승시위는 잠정 중단됐다.
시는 탈시설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조사가 끝나면 탈시설 의향조사도 하반기 중 진행하기로 했다. 내년도 장애인 권리예산에 대한 의견은 8월 중순쯤 듣기로 했다.
정태익 TBS 대표이사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라디오 공개홀에서 '공영성 강화를 위한 TBS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TBS 제공 |
특정 프로그램 편향성 논란이 지속됐던 TBS 예산 지원 폐지도 뜨거운 감자였다. 지난해 11월 15일 서울시의회에서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이 통과됐다. 오 시장은 사흘 뒤 "충분한 기회를 줬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판단은 임직원들의 몫"이라고 선을 그었다.
TBS는 올해 출연금 예산으로 411억8300만 원을 요청했지만, 시는 지난해보다 약 88억 원을 감액한 232억 원만 반영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TBS는 이달 12일 신규채용을 전면 중단하고 5년 내 정원 20%를 감축하겠다는 쇄신안을 발표했다.이후 시가 최근 추경으로 TBS 인건비·운영비 등에 73억 원을 편성했지만, 시의회에서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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