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다 살아난' 서울 작은도서관…생존과제는 이용자 증가
입력: 2023.06.29 00:00 / 수정: 2023.06.29 00:00

예산 전액 삭감 됐다가 추경에 7억 편성
구립도서관 연계 확대, 우수사례 인센티브


서울시 작은도서관이 이용자수 늘리기에 사활을 건다. 광진구 주택가에 위치한 아차산 아래 작은도서관 놀자 모습. /작은도서관 포털 사이트 캡처
서울시 작은도서관이 이용자수 늘리기에 사활을 건다. 광진구 주택가에 위치한 아차산 아래 작은도서관 놀자 모습. /작은도서관 포털 사이트 캡처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서울 작은도서관이 시의 추경 편성으로 지원중단 위기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하루 10명도 되지 않는 저조한 이용률이 문제로 지적돼 이용자수 늘리기에 사활을 건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작은도서관 지원에 추경으로 7억8700만 원을 편성했다. 지난해 예산 5억6000만 원보다 40% 증액한 규모다.

예산 투입과 함께 작은도서관 지원방식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매년 자치구 작은도서관 실적을 평가해 35% 내외에 1곳당 평균 150만 원의 운영비를 지원해왔는데 이같은 방식으로는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시는 '서울특별시 도서관 및 독서문화 진흥 조례'에 근거해 2015년부터 작은도서관을 지원해왔다. 평균 150만 원 안팎의 지원금은 새 책을 구입하거나 운영에 소요되는 경비로 사용됐다.

그러나 시는 이같은 지원에도 작은도서관 이용자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자 올해 초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국가도서관통계에 따르면 작은도서관은 2010년 548개에서 2021년 904개로 증가한 반면 이용자수와 대출권수 등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작은도서관 하루 평균 이용자 수는 2017년 8.5명, 2018년 8.1명, 2019년 8.5명, 2020년 2.9명, 2021년 5명으로 10명에 못 미쳤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소 이용자 수 기준이 하루 10명인데 작은도서관의 47%가 운영일수 기준으로 하루 이용자가 10명 미만이었다는 점이 올해 초 예산 미편성의 주요 근거였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이용자수가 적은데도 폐관 대신 개선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주민참여와 자치를 기반으로 지역사회의 생활문화를 향상시키는 기능을 감안한 결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작은도서관진흥법에서도 규정하고 있듯이 작은도서관은 지역특성에 맞게 밀착해서 주민들에게 복지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며 "이용자수가 많지 않다는 게 문제점이 될 수도 있지만 혜택을 받는 지역주민들이 있다"고 말했다.

작은도서관진흥법은 작은도서관을 주민의 참여와 자치를 기반으로 지역사회의 생활문화 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운영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작은도서관을 진흥하는 데 필요한 시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2020년 이후 코로나19 대유행도 이용자수 급감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엔데믹 선언 이후 활성화도 기대된다.

예산이 전액 삭감됐던 작은도서관이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으로 기사회생하면서 이용자 수 늘리기에 사활을 건다. 서울 광진구 주택가에 위치한 아차산 아래 작은도서관 놀자의 내부. /작은도서관 포털 사이트 캡처
예산이 전액 삭감됐던 작은도서관이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으로 기사회생하면서 이용자 수 늘리기에 사활을 건다. 서울 광진구 주택가에 위치한 아차산 아래 작은도서관 놀자의 내부. /작은도서관 포털 사이트 캡처

시는 작은도서관을 살리기 위해 자치구와 구립도서관, 작은도서관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개선책을 내놨다. 구립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의 공동 프로그램을 대폭 늘리겠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립 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이 공동으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기획할 수 있다"며 "예컨대 종로도서관과 삼청공원 숲속도서관이 공동으로 북토크를 운영하면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는 이용자가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은도서관 운영주체이면서 지역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기초자치단체의 책임 소재도 강화한다.

먼저 운영시간, 자료 이용, 독서프로그램 운영 3개 지표와 5개 평가항목을 설정한다. 우수 평가를 받은 작은도서관에는 시비로 운영비를 지원하되 보통과 미흡으로 분류된 작은도서관도 자치구가 자체계획을 수립해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추경이 통과되면 작은도서관 활성화를 위해 별도로 운영 우수사례를 공모해서 우수사례로 선정된 작은도서관에 기존 운영비 지원 외에 재정적으로 인센티브를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자치구의 협력 강화라는 큰 방향에 공감하면서도 지역문화 활성화에 기여하는 개별 작은도서관의 특성을 고려한 지원을 주문했다.

2014년 개관 이후 해마다 시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아온 광진구 '아차산아래작은도서관놀자' 이지인 전 관장은 "지역 현실을 가장 잘 아는 건 자치구라는 점을 고려할 때 자치구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건 맞다고 본다"면서도 "담당자가 자주 바뀌다 보니 작은도서관의 철학과 운영 방향에 대해 고민할 여력이 없는 공무원들이 평가를 하게 된다. 지역 독서 문화 증진을 위해 민관이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자주 마련됐으면 한다"고 짚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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