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출국 5년여만 입국 뒤 구속
박근혜 정부 당시 계엄령 문건 작성 의혹 핵심 인물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해외 도피 5년만인 지난 3월 2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 검찰 체포돼 이송되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현 국군방첩사령부) 계엄 문건 의혹 핵심 인물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의 보석 청구가 인용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김유미 부장판사는 이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업무상 횡령, 정치관여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조 전 사령관의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조 전 사령관은 지난 7일 보석을 신청했고 법원은 지난 21일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법원은 주거지 제한과 지정된 일시 장소 출석,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는 서약서 제출, 보증금 5000만원 납입 조건으로 청구를 인용했다.
지난 2018년 이른바 '기무사 계엄 문건 의혹'이 제기됐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계엄령 문건 작성을 지시했다는 의혹이다. 군검 합동수사단이 수사를 벌였으나 2017년 말 미국으로 출국한 조 전 사령관이 귀국하지 않아 수사는 중단됐다.
이후 지난 3월 조 전 사령관은 출국 5년여 만에 귀국했고 서울서부지검은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검찰은 계엄 문건 의혹을 제외한 기무사 예산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
조 전 사령관은 2016년 한국자유총연맹 회장 선거 당시 김경재 전 청와대 홍보특별보좌관 당선을 위해 부대원에게 관계자와 접촉해 분위기를 확인하게 한 혐의 등을 받는다. 당시 박 대통령 지지 여론을 독려하기 위해 기무사 예산을 활용해 보수단체를 지원한 혐의도 있다.
조 전 사령관 측은 지난달 8일 열린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대체로 혐의를 부인한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열린 심문기일에 법정에 출석한 그는 "부대원이 수사와 재판으로 시련과 고통을 겪었는데 법정에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이병주 부장검사)는 내란음모 혐의 등으로 조 전 사령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군인권센터는 보도자료를 내고 "신병 확보 이후 3개월이 지나도록 계엄 문건 수사는 제자리 걸음이다. 2018년 광범위한 수사를 진행했던 검찰이고 이를 이끌던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이다. 처한 위치가 달라지니 법적 판단도 달라진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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