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감사 끝까지 책임 묻겠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 힘 보탤 것"
퇴임을 하루 앞둔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남용희기자 |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퇴임을 하루 앞둔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권력을 가진 자가 아닌 낮은 곳에서 국민을 중심에 두는 정부가 돼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남겼다.
전 위원장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금 대한민국은 권력의, 권력에 의한, 권력을 가진 자를 위한 정부가 돼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많은 국민이 하고 계신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위원장의 임기는 27일 종료된다.
전 위원장은 "국민 한 사람으로서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길 희망한다"면서도 "대통령께서는 공정과 상식을 이야기하는데 '국민에게 힘이 되겠다'는 권익위의 뜻과 다르지 않다. 성공한 정부가 되려면 항상 국민을 생각하고, 국민을 위한 정부가 돼야 한다. 국민을 섬기는 정부가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임기 동안 정권의 사퇴압박과 감사원의 감사 등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잘 견뎠다고 평가했다. 그는 "무사히 완주했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 국민 성원과 제가 지켜야 할 원칙과 가치를 고민하면서 보내는 불면의 날들이 많았다"며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걸 생각하면서 지금 이 순간까지 온 것 같다. 순탄치 않았지만 가치를 지켜내고, 이겨내고 왔다는 것에 굉장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권익위는 부패방지 총괄기관이자 국민권익을 구제하는 옴부즈맨, 중앙행정심판위를 운영하는 기관이다.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위원장의 임기가 법률로 정해져 있다"며 "법률에 정해진 임기를 지킨 것은 권익위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수호해야 하는 사명 때문이었다"라고 말했다.
감사원의 감사 논란에 대해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고소·고발 등 법적조치를 끝까지 취하겠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남한테 해코지를 못하고, 나쁜 말을 못 하면서 평생 살아왔지만, 불의를 볼 때는 굉장히 큰 힘이 생긴다. 정의롭지 못한 일은 끝까지 단죄를 해야 한다 생각한다"며 "감사원 감사는 제 기준으로 정의롭지 못한, 불의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은 헌법기관이자 국민들을 위한 정치적 중립기관인데 한두 사람의 사적 이익을 위해 기관이 망가지고, 무너뜨려졌다. 권익위에 대한 1년 가까운 감사가 진행되면서 낭비된 비용만 해도 얼마나 들었는가. 빈손 감사라는 결과만 만들어 냈다"며 "(이들의) 법률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법적·정무적·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범법행위 당사자들은 국민의 이름으로 법적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퇴임을 하루 앞둔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향후 계획을 묻는 말에 전 위원장은 "당분간 쉬겠다"고 답했다. 당장은 당으로 복귀하진 않겠다면서도 "국민이 명령하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일을 하겠다는 구상"이라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그간 힘들었던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면서도 "당분간 당으로 돌아간다든가 이런 부분은 차후의 수순으로 고민해 볼 생각이다. 국민 한복판으로 가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현재는 국민 한 사람으로서 국민의 부름에 응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전 위원장은 "늘 바다의 딸인 것에 자부심을 느껴고 있다.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에 위기감을 많이 느낀다. 환경의 중요성과 지구환경 훼손을 막아야 한다는 부분에 굉장히 큰 사명감을 갖고 있다. 그런 절박한 순간에 휴식시간을 갖겠다는 것이 사치는 아닐까 생각도 들고, 고민하고 있다. 휴식하더라도 핵오염수를 저지하는 일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설명했다.
sejungki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