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독거 노인 참전용사, 생활고로 반찬 절도
후원 쇄도에 부산보훈청 지원책 다방면 검토
2018년 6.25전쟁 제68주년 행사에서 참전용사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사진=사진기획부 |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6·25 전쟁 참전용사인 80대 남성의 반찬 절도 소식이 전해지자 그를 후원하겠다는 따뜻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부산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참전용사 A 씨가 생활고에 시달리다 마트에서 반찬을 훔쳤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경찰에 A 씨를 후원하고 싶다는 연락이 20여 건 들어왔다.
경찰은 후원 의사를 밝힌 이들의 명단을 정리해 부산보훈청에 전했다. 부산보훈청은 어떤 형태의 후원을 희망하는지를 먼저 파악해 적절히 조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관할 행정복지센터와 함께 A 씨의 집을 방문하고 다방면으로 지원책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부산보훈청은 "우리 기관은 직접적으로 후원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아니어서 후원자들의 의사를 파악한 후 참전용사에게 직접적으로 후원하도록 해야 할지, 기부단체를 통해 연결해 줄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홀로 거주 중인 참전용사 A 씨는 지난 4월부터 5월 초까지 한 달간 주거지 주변인 부산 금정구 소재 한 마트에서 7차례에 걸쳐 8만3000원치의 반찬거리를 훔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정부 보조금으로 생활하던 중 당장 쓸 돈이 부족해지자 마트에서 반찬거리를 훔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건이 경미하고, A 씨가 생활고를 겪은 점을 고려해 즉결심판 청구할 방침이다. 즉결심판은 경미한 범죄에 대해 정식 형사소송 절차를 거치지 않는 약식재판으로 전과가 따로 남지 않는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6·25 전쟁 발발 73주년인 이날 페이스북에 "우리는 참전 용사들과 그 가족들이 흘린 피와 눈물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라며 "자유 대한민국을 있게 한 영웅들의 피 묻은 군복의 의미를 기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snow@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