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울었다…건설노동자 고 양회동 50일 만에 영결식
입력: 2023.06.21 21:41 / 수정: 2023.06.22 11:06

주최측 추산 6000여 명 참석
경찰과 큰 충돌 없이 마무리


21일 건설노동자 고 양회동씨의 관을 실은 운구차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 /이장원 인턴기자
21일 건설노동자 고 양회동씨의 관을 실은 운구차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 /이장원 인턴기자

[더팩트ㅣ이장원 인턴기자]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분신한 전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 고 양회동 씨의 영결식이 사망 50일 만에 열렸다.

고인의 발인미사는 21일 오전 8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엄수됐다. 마지막 인사를 건네던 유가족들은 운구차의 문을 닫지 못한 채 한참을 흐느꼈다.

유가족들과 장례위원들은 오전 8시54분께 노제가 열리는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흰색 옷을 입은 풍물패를 선두로 운구차와 유가족, 장례위원들이 뒤를 따랐다. 얼굴에는 빗물과 눈물이 뒤섞여 있었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3000여 명(주최측 추산)의 건설노조원들도 함께했다.

행렬이 2~3개 차선을 점유하고 행진하자 일부 시민들은 인상을 찌푸리기도 했다.

운구행렬이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가자 경찰이 두 차례 막아서면서 긴장감이 돌았으나 큰 충돌은 없었다.

21일 양씨의 장례대오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노제를 진행하고 있다. /이장원 인턴기자
21일 양씨의 장례대오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노제를 진행하고 있다. /이장원 인턴기자

오전11시13분 경찰청 앞에 모인 이들은 추모사와 추도사를 낭독하며 노제를 진행했다.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양회동 열사는 건설노동자를 지키기 위해, 더 나아가 2500만 노동자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자신의 목숨을 던지면서 저항했다"며 "열사가 염원했던 윤석열 정권 퇴진과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우리들이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영결식에는 원내외 6개 정당(더불어민주당·정의당·진보당·기본소득당·노동당·녹색당) 대표들도 참석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태일 열사가 산화한 지 53년이 지났지만, 우리의 노동현실은 지난 1년간 너무나 많이 퇴행했다"며 "현 정부는 노동자를 국민이 아니라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이정미 정의당 대표 또한 "약자를 보호할 법치를 약자에게 망치처럼 내려치는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노동자와 시민사회가 손잡고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1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양씨의 영결식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맨오른쪽)가 조사를 읽고 있다. /뉴시스
21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양씨의 영결식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맨오른쪽)가 조사를 읽고 있다. /뉴시스

영결식은 유가족들과 장례식 참석자들이 양씨의 영정 앞에 헌화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오후2시25분께 마무리됐다.

유가족과 장례위원들은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하관식을 치렀다.

장례위원회는 이날 약 6000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bastianle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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