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기무사령부(현 국군방첩사령부) 계엄 문건 의혹 핵심 인물인 조현천 전 사령관이 "도망 우려가 없다"라며 보석 석방을 허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뉴시스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국군기무사령부(현 국군방첩사령부) 계엄 문건 의혹 핵심 인물인 조현천 전 사령관이 "도망 우려가 없다"라며 보석 석방을 허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김유미 부장판사는 21일 오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정치관여, 업무상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조 전 사령관의 보석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기일에는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등이 방청했다.

조 전 사령관 측은 '불구속 원칙'을 의미하는 '필요적 보석'을 강조했다. 형사소송법상 재판부가 임의로 허가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는 취지다. 변호인은 "영장심사에서는 추상적 염려만 심리됐지만, 이유 소명이 있으면 필요적 보석에 해당한다. 신속한 재판을 위해서라도 보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검찰은 "이미 도주해 5년여 동안 도피 생활을 했고 생활 기반은 미국에 있어 언제든지 도망 우려가 있다"며 "대부분 증거를 부동의해 증인신문이 필요한데 조직 특성상 선후배로 엮여 진술 번복이나 인멸 우려가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중요 사건 수사가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진술 기회를 얻은 조 전 사령관은 "사령관 재임 시절 검토된 문건으로 부대가 해체됐고 많은 부대원이 인사조치를 당하며 수사와 재판으로 시련과 고통을 겪었다. 지휘관으로 책임 엄중함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 법정에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리라 기대한다. 보석을 승인해 준다면 절대 도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전 사령관은 2016년 한국자유총연맹 회장 선거 당시 김경재 전 청와대 홍보특별보좌관 당선을 위해 부대원에 관계자와 접촉해 분위기를 확인하게 한 혐의 등을 받는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 지지 여론을 독려하기 위해 기무사 예산을 활용해 보수단체를 지원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본안인 '계엄 문건 의혹'으로 조 전 사령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이병주 부장검사)는 내란음모 혐의 등으로 조 전 사령관을 수사 중이다.

'계엄 문건 의혹'을 제기했던 군인권센터는 심문 직후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와 재판이 제대로 시작도 되지 않았다. 조현천의 범죄는 단순한 개인 일탈이 아니고 헌정 질서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국헌문란 중대범죄"라며 "검찰은 문건 관계자 소환조사도 하지 않고 수사를 덮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세간 의혹에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재판부는 내주 중 보석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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