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노사 평행선…대리투표 여부도 논의
입력: 2023.06.15 17:13 / 수정: 2023.06.15 17:13

최저임금위, 제5차 전원회의서 재공방
공익위원 "다음주부터 수준 논의 준비"


1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5차 전원회의에 박준식 위원장이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1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5차 전원회의에 박준식 위원장이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다섯 번째 전원회의에서 '업종별 구분 적용'을 놓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평행선이 계속 이어졌다..

최저임금위는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5차 전원회의를 열고 4차 전원회의에 이어 '최저임금 사업 종류별 구분 여부'에 대해 논의한다.

현재까지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다르게 적용한 것은 제도 도입 첫해인 1988년뿐이다.

근로자위원 측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문주 한국노총 사무처장은 모두발언에서 "36년간 전 산업 단일 적용으로 유지돼 온 최저임금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업종별 차등 적용 논의가 매년 반복되는 것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행 최저임금제보다 더 낮은 수준의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은 또다른 갈등과 차별을 낳고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대기업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와 정부지원 정책의 부제가 근본적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최저임금이 문제가 아니라 소상공인과 저임금 노동자가 함께 상생할 방안을 마련해서 최저임금위가 대정부 건의안 채택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사용자위원 측은 구분 적용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강조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 "2018∼2019년 2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29.1%였고, 같은 기간 1.9% 상승한 소비자물가상승률 간 격차는 27.2%p에 달한다"며 "최저임금의 고율인상 누적, 노동시장 수용성이 한계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실 외면한 채 업종구분 없이 일률적으로 최저임금 인상한 관행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최저임금법 4조에 따라 사업 종류별 구분적용의 법적 근거가 있고, 최저임금 심의안건으로 매년 심의함에도 심의자료가 없는 문제에 대해 최저임금위와 정부가 문제의식 갖고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계도 구분적용을 반대하기 때문에 심의자료 채택마저 반대한다는 입장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심의가 되도록 전향적 결정을 요청한다"고 전했다.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적용은 현재 국제노동기구(ILO) 세계총회 참석 중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돌아오는 제6차 전원회의 이후 표결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주부터는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다. 이날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다음주부터는 수준 논의가 시작될 수 있도록 노사 양측이 최초 제시안 등 관련 논의를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1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5차 전원회의장에 고공농성을 벌이다 구속된 김준영 노동자 위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피켓이 세워져 있다. 이날 전원회의에서는 김준영 위원을 대리해 투표하는 것을 허용할지 논의된다. /뉴시스
1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5차 전원회의장에 고공농성을 벌이다 구속된 김준영 노동자 위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피켓이 세워져 있다. 이날 전원회의에서는 김준영 위원을 대리해 투표하는 것을 허용할지 논의된다. /뉴시스

이날 회의에선 구속된 근로자위원 공석에 따른 '대리 표결'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최임위는 양대노총이 주축인 근로자위원과 사용자·공익위원 각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한국노총 소속 근로자위원인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이 최근 시위 중 구속되면서 노동계는 1명이 공석인 상태다.

공익위원은 이날 대리 표결 사유에 '기타 부득이한 사유'를 신설하는 최저임금위 운영규칙 개정안을 마련하고 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노사 합의가 불발될 경우 표결 가능성도 예상된다.

노동계는 올해보다 24.7% 높은 내년도 최저임금 요구안으로 1만2000원을 제시한 상태다. 경영계는 아직 요구안을 내지 않았으나 동결이 유력하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매년 8월5일로, 이의제기 절차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심의를 마쳐야 한다.

pe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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