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일 시한부 준법투쟁...신도림역 인파 몰리기도
철도노조가 15일 오후 서울역 12번 출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용산 삼각지역까지 행진하고 있다. /최의종 기자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고속철도 분할 정책 실패했다. SR 부당 특혜 중단하라."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지난 8일부터 이어온 시한부 준법투쟁을 마무리하고 15일 오후 2시 서울역 12번 출구 도로 앞에서 철도노동자 총력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주최 측 추산 40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이 거리에 나선 발단은 오는 17일 공공기관 소유 SR(수서철도) 지분 풋옵션 만기 도래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지분 41%를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를 소유한 사학연금과 기업은행, 산업은행은 풋옵션을 행사할 계획이다. 이에 SR은 원금 1475억원에 이자까지 지급해야 한다.
철도노조는 이에 따라 SR 부채가 2000%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국유재산법 시행령을 개정해 3000억원 상당 현물 투자로 부채를 해소하겠다고 밝혔고, 철도노조는 '부당 특혜'라고 비판한다.
철도노조는 △차량 정비 민영화 △고속철도 쪼개기 확대를 들며 정부에서 '철도 민영화'를 추진하려 한다고 의심한다. 철도노조는 SRT와 KTX 통합 등 방안 마련을 위해 국토교통부 장관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수서행 KTX 운행도 요구한다.
다만 지난 8일부터 진행된 시한부 준법투쟁으로 오전 출근 시간 수도권 전철이 지연 운행되기도 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기준 수도권 전철 39편이 지연 운행됐다. 36개 열차가 10~20분 지연됐고, 2개가 20~30분, 1개가 30분 이상 지연됐다.
최명호 철도노조 위원장이 15일 오후 결의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의종 기자 |
준법투쟁 여파로 인파가 몰리면서 하차하던 승객이 넘어진 사고도 있었다. 이날 오전 8시20분쯤 지하철 1호선 신도림역에서 용산행 급행 열차에서 하차하던 여성 승객이 인파에 밀려 넘어졌다. 해당 승객은 응급처치를 받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신도림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지연으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다만 평소에도 신도림역 등 환승역은 출근 시간 승객이 몰린다. 철도노조는 준법투쟁을 마무리하고 이날 오후 총력결의대회를 열며 '철도 민영화'와 'SR 부당 특혜'를 규탄했다.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며 철도 민영화 종합판이 나왔다. SR 생명 연장을 위해 특혜까지 주며 불법적인 행태를 보이고, 시설유지보수업무까지 민간에 넘기겠다는 의도를 밝히고 있다. 모든 공공기관이 함께 싸워 승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명호 철도노조 위원장은 "SR은 부채가 150%가 넘으면 유지할 수 없다. 풋옵션 행사가 예고된 6월 중순이 되면 부채 규모는 2000% 급증하며 사기업이었으면 벌써 파산했을 수치"라며 "국토부의 고속철도 분할 정책은 명백히 실패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발의한 철도산업발전기본법 개정안은 민영화 촉진법으로, 국토부가 추진하려는 시설유지보수업무 떼어내기와 같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입법을 중단하지 않으면 민영화 동조 세력으로 규정하고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결의대회가 끝나고 용산 대통령실 앞까지 행진했다. 서울경찰청은 행진 도착 예정지인 삼각지파출소 인근 보수단체 신자유연대와 충돌을 막기 위해 기동대를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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