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부터 한옥까지…'우수건축자산' 15개 중 13개 서울에
입력: 2023.06.10 00:00 / 수정: 2023.06.10 00:00

한옥·교회·공장 등 다양한 건축물에 스토리도
건축물 활용 가치 높이고 서울 홍보


서울시가 우수건축자산 등록제도를 통해 매력도시 서울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우수건축자산 13호로 등록된 고 김창열 화가의 집 내부.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우수건축자산 등록제도를 통해 매력도시 서울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우수건축자산 13호로 등록된 고 김창열 화가의 집 내부. /서울시 제공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전국 15개 우수건축자산 가운데 서울에만 13개가 등록돼 있어 주목을 끈다.

서울시는 전통과 근현대 경관이 어우러진 건축자산의 가치를 높이고 서울의 매력을 알린다는 목표로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10일 정부에 따르면 문화재는 아니지만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거나 건축문화 진흥과 지역의 정체성 형성에 이바지하는 건축물과 사회기반시설 등을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해 관리한다. 사회·문화·경제·경관적 가치를 가진 건축자산을 미래세대와 공유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우수건축자산은 전국적으로 경쟁을 거쳐 선정되는 방식은 아니다. 2015년부터 시행된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광역지자체는 5년마다 건축자산 진흥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우수건축자산 등록 등의 정책을 추진한다.

서울시가 우수건축자산 등록제도를 통해 매력도시 서울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북촌한옥마을 모습. /이새롬 기
서울시가 우수건축자산 등록제도를 통해 매력도시 서울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북촌한옥마을 모습. /이새롬 기

시·도지사는 건축자산의 체계적인 조성과 관리를 위해 소유자의 신청을 받아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할 수 있다. 접수 이후 서류 검토와 현장조사 등을 한 후 건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등록 여부를 결정한다. 이렇게 등록된 우수건축자산은 국토교통부가 관리한다.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되면 건축물 특성을 유지하는 범위 안에서 건폐율과 조경면적, 주차장 확보 등 관련 규정을 완화해 적용한다. 수선 등 비용도 지원한다.

17개 시·도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지자체는 서울시다. 2015년 법 시행 이후 2017년 종로구 체부동 성결교회를 시작으로 지난달 종로구 평창동 고 김창열 화가의 집까지 13개 우수건축자산을 등록했다. 전국 15개 중 13개를 서울시가 등록했다.

다양한 역사문화자원의 활용 가치를 높여 서울의 매력을 극대화한다는 목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다양한 경관이 만들어지면 청년들이 많이 찾는 트렌디한 공간이 된다"며 "우수건축자산을 통해 매력도시 서울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옥과 근현대 건축물 등 시대의 고유 양식과 구조적 특성이 돋보이는 건축물을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게 공공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가 우수건축자산 등록제도를 통해 매력도시 서울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우수건축자산 13호로 등록된 고 김창열 화가의 집 외부. /국토교통부 제공
서울시가 우수건축자산 등록제도를 통해 매력도시 서울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우수건축자산 13호로 등록된 고 김창열 화가의 집 외부. /국토교통부 제공

우수건축자산 1호 성결교회는 2018년 생활문화센터로 새롭게 탈바꿈했다. 서촌에 주민이 떠나고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급증한 땅값 때문에 교회가 밀려날 위기에 처하자 성도들이 시에 먼저 매각을 제안했다.

기존 예배당 건물을 활용해 생활문화공간 체부홀과 한옥 별채를 활용한 카페 및 세미나 공간을 마련했다. 130여 석 규모의 체부홀은 시민 오케스트라 모임을 위한 연습 및 공연 공간으로 대관하고, 한옥에서는 간단한 음료를 마시며 강좌를 듣거나 사람들끼리 어울릴 수 있다.

특히 서울의 우수건축자산의 면면을 살펴보면 한옥과 근대 시설의 조화가 돋보인다.

일제강점기인 1931년에 지은 성결교회는 근대 건축양식과 한옥이 어우러진 건물로, 건축사적 의미가 높다. 인근 한옥 밀집지역에서 유일한 서양식 건물이기도 하다.

조선조 양반들이 주로 살았던 북촌에선 근대 건축물 양식의 교회를 볼 수 없지만 서촌은 문화의식이 좀더 개방적인 중인의 공간이라 궁궐 주변임에도 교회가 들어설 수 있었다. 이런 배경과 스토리도 건축물의 가치를 높인다.

대선제분 영등포 공장은 우리나라 근대 산업건축 형태의 전형적 특성과 단계적인 발전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유산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북촌 한옥청은 가회동 한옥밀집지에 입지한 도시형 한옥으로 1930년대 이후 조성된 'ㄷ'자형 한옥의 배치가 잘 드러나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가장 최근에 등록된 고 김창열 화가의 집은 문화공간으로 개방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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