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여행지' 1위 서울, 관광스타트업 키운다
입력: 2023.06.09 00:00 / 수정: 2023.06.09 00:00

1인 가구 늘면서 혼행 수요도 덩달아 증가
관광스타트업 추경 예산안 2억 1000만 원 편성


혼행(혼자 여행)이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서울시가 혼행 관광 스타트업 지원에 나섰다. 2022년 11월 18일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가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남용희 기자
혼행(혼자 여행)이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서울시가 혼행 관광 스타트업 지원에 나섰다. 2022년 11월 18일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가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음식을 2인분씩 판매해서 혼자 여행온 사람은 먹기가 수월치가 않았어요."

지난해 퇴사 후 2박 3일 일정으로 속초로 혼자 여행을 다녀온 30대 직장인 심모 씨는 혼행(혼자 여행)의 단점으로 '불편한 혼밥'을 꼽았다.

정동진으로 혼행을 다녀온 20대 직장인 김모 씨도 "당일 예약이 되는 1인 조개구이 식당을 미리 알아보고 갔지만 1인 조개구이집이 없었으면 불편했을 것"이라며 "혼자 사진 찍기 불편한 점도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이전·이후에도 부동의 인기 혼행 여행지 1위인 서울시가 혼행 관광스타트업 지원에 팔을 걷고 나섰다. 올해 첫 추경 예산안에서 2억 1000만 원을 혼행 관광 스타트업 육성에 편성했다. 혼행 불편사항을 개선하는 관광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발굴 기업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관광업계를 대상으로 혼행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홍보마케팅도 추진한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혼행도 여행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통계청과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여행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중은 2018년 29.3%에서 2019년 30.2%, 2020년 31.7%로 증가 추세다. 혼자 하는 여행 수요도 2018년 2.5%에서 2019년 4.1%, 2020년 4.8%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혼행족도 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 대비 1인 가구의 관광 소비 비중은 2019년 9.31%에서 2020년 9.1%로 다소 감소했다가 2021년 14.58%로 증가했다.

백신접종 이후인 2021년 2월부터는 혼행뿐만 아니라 혼밥, 혼술, 혼캠, 혼캉스, 혼등 등 1인 활동에 대한 SNS 언급량이 증가했다. 혼행은 일반적인 여행뿐 아니라 혼캠(혼자 캠핑), 혼등(혼자 등산), 혼캉스(혼자 바캉스) 등 세분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혼행(혼자 여행)이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서울시가 혼행 관광 스타트업 지원에 나섰다. 한국관광공사 자료. /한국관광공사 제공
혼행(혼자 여행)이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서울시가 혼행 관광 스타트업 지원에 나섰다. 한국관광공사 자료. /한국관광공사 제공

서울이 코로나 이전과 이후에도 변함없이 인기 혼행 여행지로 자리잡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 도쿄지사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인기 혼행여행지 1위였던 서울이 지난해에도 1위를 차지했다. 시가 혼행 관광스타트업 지원에 나선 건 증가하는 1인 여행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1인 여행 서비스 개발로 '여행자유 도시 서울'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실제 한국관광공사 조사에 따르면 혼행의 어려움에 대해서 응답자들은 1인 메뉴 제한에 따른 혼밥의 어려움, 안전 우려, 교통의 불편함, 높은 여행비용 등을 공통적으로 꼽았다.

편리한 혼행을 위해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로 혼행 여행 정보 공유 채널과 사진촬영 지원을 위한 셀프 포토존 서비스를 제시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혼행은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2022년 한국관광공사 도쿄지사에 따르면 일본 여행자 중 혼행 비율은 2019년 14.2%에서 코로나19로 급증한 후 2022년 25.2%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혼행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혼행족들이 혼자 밥먹을 곳을 찾기가 힘들고 패키지 여행에서도 혼자 가면 요금을 더 내야 하는 등의 불편함이 많다. 여성들은 안전도 고려해야 한다"며 "짐을 맡아주는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스타트업이나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혼행 서비스를 선보이는 스타트업을 발굴해서 지원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시가 지원한 혼행 관광 스타트업 중 국제적으로 성과를 인정받은 사례도 있다. 여성 혼행족을 위한 스타트업 노매드헐은 올 2월 UN세계관광기구가 주최하는 제2회 글로벌 ESG 관광 스타트업 대회(UN Awake Tourism Challenge)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노매드헐은 유목민(Nomad)과 여성을 가리키는 대명사(Her)를 합쳐 만든 이름으로, 여성 혼행족을 위한 글로벌 여행 커뮤니티 앱이다. 2020년 1월 출시된 노매드헐은 190개국에서 인증된 3만 명의 여성 여행자가 사용한다. 여성 동행자를 찾거나 현지 여성이 알려주는 로컬 여행 정보 등을 얻을 수 있다. 시가 2020년 선정한 관광스타트업 12개사 중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IT 첨단도시인 서울이 누구나 혼자서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는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적극적으로 혼행 관광 스타트업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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