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중구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열린 고 양회동 민주노총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 추모 문화제에서 경찰들이 기습 설치된 분향소를 강제 철거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김세정·조소현 기자, 황지향·이장원 인턴기자] 31일 건설노조 간부 고 양회동 씨의 분향소를 기습 설치한 민주노총과 강제 철거하는 경찰 사이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4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 결의대회'를 열고 노조 탄압 중단을 요구했다. 주최 측 추산 2만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후 자진 해산했다가 야간 문화제 개최를 앞둔 오후 6시35분께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 인도에 고 양회동 씨의 분향소 설치를 시도했다.

경찰은 관할구청 요청에 따라 강제 철거에 나섰고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격렬하게 저항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경찰은 오후 7시께 미란다 원칙을 고지한 후 조합원 4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조합원 중 부상자가 4명 발생했다. 3명이 병원에 이송됐으며 1명은 응급조치 후 현장에 복귀했다.

분향소 철거 이후 양측의 충돌은 일단락됐으며 민주노총 야간 문화제는 서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오후 7시20분부터 1시간가량 열린 뒤 종료됐다.

서울경찰청은 "경찰관을 폭행한 4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장에서 검거해 수사 중"이라며 "시민들의 큰 불편을 초래하고 공공질서를 무너뜨리는 불법행위에 대해 신속,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경력 600여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경찰 기동대 일부는 캡사이신이 든 가방을 들고 대기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노동·민생·민주·평화 파괴 윤석열정권 퇴진! 민주노총 총력투쟁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예원 인턴기자

이번 민주노총 집회는 지난 15~16일 열린 1박 2일 집회 이후 처음으로 열린 대규모 집회다.

당시 집회가 시민 불편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윤희근 경찰청장은 전날(30일)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시민 불편을 초래하는 경우 현장에서 해산 조치하고, 불법집회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필요하면 캡사이신 분사기 사용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2만명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열사 정신 계승'이라고 적힌 머리띠를 이마에 두르고 "'살인정권', '검찰독재정권' 윤석열 정권 끝장내자", "노동자·민중 다 죽이는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민주노총은 정부에 △최저임금 대폭인상 △노조법 2·3조 개정 △건설노조 사수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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