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시민들에게 발송된 경계경보 재난문자에 대해 서울시와 행정안전부의 입장이 엇갈리며 책임 논란이 일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31일 오후 1시 10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긴급브리핑을 열고 입장 발표를 하는 모습. /뉴시스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이른 아침 시민들에게 발송된 경계경보 재난문자에 대해 서울시와 행정안전부의 입장이 엇갈리며 책임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행안부 지령에 따라 절차대로 경계경보를 발령했고, 상황파악 뒤 해제 문자를 발송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행안부는 시의 경계경보 발령이 행안부 요청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31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전 6시 30분 행안부 중앙통제소에서 "현재 시각 백령면 대청면에 실제 경계경보 발령. 경보 미수신 지역은 자체적으로 실제 경계경보를 발령"이라는 지령방송을 받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안부 중앙민방위통제소의 통보 내용은 백령도 외 다른 지역도 자체 경계경보를 발령하라는 것이었다"며 "대상 지역이 명확하지도 않고 서울도 인근 지역이다 보니 시 민방위경보통제소에서 경계경보를 발령한 것"이라고 말했다.

재난문자에 그 이유나 대피장소가 빠져있어 혼란을 가중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시는 행안부 규정에 따랐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안부 재난문자방송 기준 및 운영규정의 재난 유형별 표준 문구에 따라 문자를 보낸다"며 "오늘 경계경보는 일시와 지역만 실제 상황과 내용을 반영해 표준 문안대로 그대로 발송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계경보는 대피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내용"이라며 "공습경보일 땐 대피하라고 한다"고 부연했다.

서울시가 발송한 경계경보 재난문자에 그 이유나 대피장소가 빠져있어 혼란을 가중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시는 행안부 규정에 따랐다고 설명했다. /김해인 기자

이런 경위로 시는 오전 6시 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를 발령한 뒤 민방위경보통제소에서 사이렌방송을 실시하고 재난문자 송출 문구를 작성해 오전 6시 38분 시 재난안전상황실에 승인을 요청했다. 재난안전상황실장과 근무자 등은 논의를 거쳐 오전 6시 41분 이를 승인했고, 바로 시민들에게 위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황이 정확히 파악되기 전에는 우선 경계경보를 발령하고, 상황 확인 후 해제하는 것이 비상 상황 시 당연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약 20분 뒤인 7시 3분 행안부는 "서울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알려드림"이라는 내용의 위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약 20분 뒤인 7시 25분 시는 상황을 확인한 뒤 경계경보 해제를 알리는 문자를 보냈다. 절차에 따른 조치였다는 시의 해명과는 상반된 입장이다.

행안부는 이날 오전 출입기자단에 문자로 "서울시 경계경보 오발령은 행안부 요청에 따른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후 별다른 공식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후 시청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현장 실무자의 과잉대응일 순 있지만 오발령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안전에는 타협이 있을 수 없고 과잉이다 싶을 정도로 대응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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