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문화제 강제해산-검거훈련 부활…경찰·시위대 '일촉즉발'
입력: 2023.05.30 00:00 / 수정: 2023.05.30 00:00

노조 야간문화제 원천 봉쇄
경찰청장 연일 '강경 대응' 주문
야간집회 금지 법적 근거 모호


전국금속노동조합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비정규직 차별 철폐, 노조법 2조3조 개정 등을 촉구하는 1박 2일 노숙투쟁 집회를 하자 경찰이 강제 해산 시키고 있다. /뉴시스
전국금속노동조합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비정규직 차별 철폐, 노조법 2조3조 개정 등을 촉구하는 1박 2일 노숙투쟁 집회를 하자 경찰이 강제 해산 시키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김세정 기자·황지향 인턴기자] 경찰이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의 야간문화제를 '불법 집회'로 보고 강제해산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의 '집회 엄정 대응' 지시 이후 경찰은 6년 만에 불법집회 대응 훈련도 재개했다. 이에 맞서 금속노조도 오는 31일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양측의 강 대 강 대치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과잉 진압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금속노조와 40개 노조 비정규직 노동자로 구성된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은 지난 25일 오후 7시부터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야간문화제와 1박2일 노숙 농성을 열 예정이었다. 경찰은 대법원 앞에 펜스를 설치하고 경력 600명을 투입하는 등 원천 차단했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 3명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이후 조합원 80여 명은 서초역 5번 출구로 이동해 문화제를 열려고 했지만 경찰은 거듭 해산을 요구했다. 계속된 해산명령에도 응하지 않자 오후 9시쯤 이들을 대법원 정문 맞은편 공원으로 이동시켜 강제 해산시켰다.

금속노조는 지난 3년간 야간문화제를 같은 곳에서 진행해왔지만 강제해산 조치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문화제 형식의 집회는 예술·오락에 관한 집회로 집시법상 신고 의무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반면 경찰은 대법원 앞 100m 이내가 집회 불가 지역이라서 강제해산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경찰의 이같은 대응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엄정 대응 지시'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23일 "불법행위에 엄정한 법 집행을 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주문했다. 대통령 발언 이틀 만에 경찰의 대응이 달라진 셈이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연일 강경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26일 열린 지휘부 화상회의에서 윤 청장은 "많은 국민들이 수시로 겪는 고통과 불편에 눈감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법을 집행하는 것이야말로 경찰을 경찰답게 하는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불법집회나 시위 등에 대해서는 경찰에게 주어진 법률과 권한에 따라 엄정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이 25일 저녁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비정규직 차별 철폐, 노조법 2조3조 개정 등을 촉구하는 1박 2일 노숙투쟁 집회를 하자 경찰이 강제 해산 시키고 있다. /뉴시스
전국금속노동조합이 25일 저녁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비정규직 차별 철폐, 노조법 2조3조 개정 등을 촉구하는 1박 2일 노숙투쟁 집회를 하자 경찰이 강제 해산 시키고 있다. /뉴시스

다만 정부와 경찰이 공권력을 남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야간 문화제를 제한할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는 2009년 9월 야간 집회시위를 금지한 집시법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국회가 대체입법을 하지 못해 법적 공백이 14년 간 이어져오고 있다. 문화제 형식의 행사는 집시법 규율 대상도 아니고, 실질적으로 집회라고 보더라도 야간집회를 규제할 법적 근거가 모호한 상황이다

한상희 참여연대 공동대표(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심야집회 금지 조항은 헌재 판결로 무효가 돼 금지할 사유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문화제라는 형식은 집시법 적용 대상이라고 볼 수 없어 불법이라고 규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국가는 집회를 막는 법률적 근거를 국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또 집회의 자유는 국민 기본권이기 때문에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우려에도 경찰은 강경 대응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현장 해산 조치를 적극 검토하고, 신속하고 단호하게 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기동부대에는 장비지원이나 포상확대 등도 내걸었다. '불법집회 해산 및 검거 훈련'도 6년 만에 공식 부활해 다음 달 14일까지 3주간 집중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민주노총도 물러서지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충돌도 예상된다. 금속노조는 오는 31일 예고한 총파업 대회를 열 예정이다. 7월에는 민주노총 총파업까지 예정돼 경찰과 노동계의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ejungkim@tf.co.kr

hyang@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