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젠더갈등의 경제적 요인 분석' 결과
"갈등 인식 낮추는 정책 우선 고려해야"
2030세대 남성보다 여성의 젠더갈등 의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20·30대 청년 가운데 남성보다 여성의 '젠더갈등 의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인식은 여성의 자녀 출산 의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27일 정책연구용역 홈페이지에 올라온 '청년층 젠더갈등의 경제적 요인 분석'(여성가족부·한국은행 공동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0.82점, 남성은 0.39점으로 여성 표본의 젠더갈등적 인식 수준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 결과 성별 평균 값은전체 연령대별로는 20대가 0.68로, 0.50을 나타낸 30대보다 갈등 인식이 높았다. 특히 20대 고졸 남성(0.56)과 20대 대졸 여성(1.00)의 젠더갈등적 인식 수준이 가장 고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은 대학생 등 학업 상태(0.97)인 경우 젠더갈등 인식 수준이 가장 높았다. 이어 경제활동(0.81), 아무 일도 안함(0.75), 가사노동(0.64) 순으로 높게 조사됐다. 이외에 기혼자(0.46)보다는 미혼자(0.64), 유자녀자(0.46)보다는 무자녀자(0.62)의 젠더갈등 인식 수준이 높은 추세를 보였다.
남성은 군 입대 대기 상태(0.55), 아무 일도 안 하는 상태(0.51), 학업(0.45), 경제활동(0.36) 순으로 인식이 높았다. 가사노동을 하는 남성은 표본 수가 매우 적지만 평균 젠더갈등 인식수준이 음의 값(-0.16)을 나타내 여성의 어려움에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의 젠더갈등 인식은 자녀 출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있는 여성들의 젠더갈등적 인식 수준이 평균적으로 낮았다. 남성의 경우 영향이 없었다.
연구진은 "젠더갈등적 인식은 최소한 여성의 경우 자녀 출산 의향을 낮추는 것을 확인했으므로, 청년층의 젠더갈등적 인식이 개인·사회적 비용을 야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젠더갈등・젠더불평등 인식 수준이 높을수록 결혼의향이 낮고 희망자녀수도 적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의젠더갈등적 인식 수준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정책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청년층 젠더갈등의 경제적 요인 분석' 조사 결과 20대 고졸 남성(0.56)과 20대 대졸 여성(1.00)의 젠더갈등적 인식 수준이 가장 높았다. /여성가족부·한국은행 |
지난 5년간 국민이 느끼는 양성평등 인식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지난 2016년과 2021년 양성평등 실태조사에서 15세 이상 국민(2016년 7399명, 2021년 8358명)을 대상으로 성평등 수준을 9점 척도로 물었다. 5점은 매우 평등, 1∼4점은 여성에 불평등, 6∼9점은 남성에 불평등하다는 인식을 뜻한다.
그 결과 '매우 불평등하다'는 응답은 모두 줄었다. '남성에게 매우 불평등'하다는 응답은 2016년 0.69%에서 2021년 0.57%로, '여성에게 매우 불평등'하다는 답은 2.37%에서 1.89%로 감소했다. 반면 '매우 평등하다'는 응답은 22.07%에서 35.25%로 높아졌다.
남녀가 평등해졌다는 인식 변화는 30대 이하 여성에서 두드러졌다. 2016년에는 20대 이하 여성의 11.4%만이 우리 사회가 남녀 평등하다고 답했다. 이후 5년 뒤에는 26.2%를 차지했다. 특히 30대 여성의 평등 인식은 8.4%에서 21.9%로, 20대 이하 남성의 평등 인식은 27.1%에서 47.3%로 늘었다.
5년 후 양성평등 전망에 대해서는 성별 간 차이를 보였다.
여성은 '현재 우리 사회가 여성에게 더 불평등하고 향후 5년 후에도 그럴 것이다'라는 응답이 38.1%로 가장 많았고, '현재는 여성에 불평등하지만 5년 후에는 양성평등할 것이다'라고 생각한 이들이 23.7%를 차지했다.
남성은 '현재도 양성평등하고 5년 이후에도 그럴 것이다'라는 응답이 24.8%로 가장 높았다. 이어 현재에 우리 사회가 여성에게 더 불평등하고 향후 5년 후에도그럴 것이라는 응답이 20.7%를 차지했다.
연구진은 "과거에 비해 젠더갈등이 심각하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지만 실제로 양성평등에 대한 인식 면에서 한쪽 성이 불평등하다는 생각보다는 평등하다는 인식이 더 강해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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