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붐비는 명동…상인들 "관광객 늘었지만 아직 50~60%"
입력: 2023.05.20 00:00 / 수정: 2023.05.20 00:00

엔데믹 함께 외국인 손님 회복세
중국 단체 관광객 발길은 아직


서울 중구 명동은 18일 오후 비가 온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김해인 기자
서울 중구 명동은 18일 오후 비가 온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김해인 기자

[더팩트ㅣ문화영·김해인 기자] "이제 명동에 사람이 바글바글하네."

18일 오후 4시쯤 서울 명동 번화가를 지나던 한 시민은 이렇게 말했다.

정부가 엔데믹을 선언한 지 일주일여, 명동 거리는 비가 내린 직후였지만 외국인 관광객들로 가득했다. 4시가 조금 넘자 길거리에는 노점 상인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냈다.

상인들은 다양한 음식과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탕후루, 스테이크, 과일주스 등 외국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길거리 음식들은 물론 귀여운 K-캐릭터를 이용한 상품들이 명동에 즐비했다.

한 일본인 관광객은 한국의 인기 캐릭터인 '라이언'이 그려진 옷을 보고 "귀엽다"며 가게로 들어갔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은 "마스크를 하지 않아서 너무 좋다"고 입을 모았다. 전날 호주에서 즉흥적으로 한국 비행기를 탔다는 미란다는 "마스크를 안 해도 돼서 좋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 온 첼시, 네비, 스테파니, 셀리나 역시 양손에 쇼핑백을 가득 든 채 명동 거리를 걷고 있었다. 이들은 "옛날부터 한국에 관심이 많았다"며 "명동에서 화장품이랑 옷을 샀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돼서 좋다. 그런데 만약 마스크가 의무였어도 명동은 너무 좋은 곳"이라고 덧붙였다.

18일 오후 명동 거리에 위치한 노점에서 한 외국인이 현금을 건네고 있다. /김해인 기자
18일 오후 명동 거리에 위치한 노점에서 한 외국인이 현금을 건네고 있다. /김해인 기자

날이 어두워지고 선선해지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 늘어났다.

명동에서 20년째 붕어빵 장사를 운영하고 있는 70대 부부는 "코로나 땐 폐허였다"고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아졌고 하루 매출의 90%가 외국인일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한 외국인이 붕어빵을 가리키며 "얼마에요?" 물었고 주인은 "쓰리 싸우즌"이라고 답했다.

명동 거리에서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20대 남성 역시 "90%가 외국인"이라고 말했다. 국내 화장품을 모아놓은 곳에서 일하는 한 점원은 "외국인들이 한국 화장품을 너무 좋아한다. 특히 마스크팩이나 스킨케어 제품을 많이 산다"며 "코로나 끝나고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상인들은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회복은 아직 멀었다는 평가다. 중국 단체 관광객이 코로나19 이전만큼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강수 명동복지회 총무는 "코로나 3년 동안 회사, 택배일 등 다른 생계로 떠난 상인들이 아직 복귀하지 못했다"며 "노점이 300개가 훌쩍 넘는데 이전과 똑같진 않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단체 관광객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단체 관광객이 줄어들어 코로나 전과 비교하면 50~60% 밖에 장사가 안된다. 지금 5월도 이전 5월에 비하면 관광객이 적다"고 덧붙였다. 해외 빗장이 풀려 외국인 관광객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18일 오후 비가 내리는 명동 거리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걸어가고 있다. /문화영 기자
18일 오후 비가 내리는 명동 거리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걸어가고 있다. /문화영 기자

시는 올해 장기 침체된 서울관광 회복의 전환점을 마련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례로 '서울페스타'를 기존보다 앞당겨 개최했다. 지난달 30일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개막식에서는 전체 참가자의 약 40%가 외국인 관람객이었다.

또 계절별 대표축제와 민간에서 주관하는 행사·축제를 통해 서울방문 수요를 지속적으로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번 축제 기간 첫선을 보인 한강 드론라이트쇼는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시를 대표하는 야간관광상품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이를 정례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명동 상권을 빨리 살리기 위해 페스타 기간 롯데백화점에서 명동 페스티벌을 기획해 기존에 없던걸 만들었다"며 "길거리 디자인을 하거나 건물 모형 등을 설치해서 분위기를 바꾸자는 차원에서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어 "추후에도 민간과 협력해 명동 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계속 이벤트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구도 관광객 유치와 함께 늘어나는 인파에 발맞춰 안전관리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계절별 축제를 마련했다"며 "얼마 전 성공적으로 끝난 서울페스타에 이어 7월쯤 여름 축제를 열고 가을에는 맥주 축제, 겨울에는 빛 축제를 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점상과 협업해 거리를 물청소 했고 현재 튀어나온 위험한 보도블록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cultur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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