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청년·창업' 역점 오세훈…장애청년 지원은 '빈틈'
입력: 2023.05.15 00:00 / 수정: 2023.05.15 00:59

청년 지원 대폭 확대했지만 장애인 창업정책 없어
창업 희망 청년 장애인 97%, "맞춤형 창업지원 필요"


오세훈 서울시장이 청년 창업 지원을 위한 각종 정책을 꾸준히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장애인청년 창업지원 정책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시장이 4월 27일 청년 스타트업·벤처투자자와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김해인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청년 창업 지원을 위한 각종 정책을 꾸준히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장애인청년 창업지원 정책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시장이 4월 27일 청년 스타트업·벤처투자자와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김해인 기자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청년 창업 지원을 위한 각종 정책을 꾸준히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장애인청년 창업지원 정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시정 철학에 '빈틈'을 채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청년 관련 정책은 규모를 키우고 있으나 청년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특화 창업지원 정책은 부재한 상태다.

오 시장은 지난해 3월, 청년 종합계획으로 2025년까지 6조3000억 원을 투입하는 '서울청년 행복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전임 시장 재임 기간 추진한 청년 종합계획 '2020 서울형 청년보장'에 비해 예산을 8.8배 늘리고 사업을 대폭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이 계획에는 다양한 청년 창업 지원 사업도 담았다. 창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캠퍼스타운'을 고도화하는 내용이 일례다. 캠퍼스타운사업은 대학이 학외로 나와 창업기업을 육성하고 지역 소상공인과 상생해 캠퍼스타운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앞서 2021년에는 청년 예비창업가들에게 창업에 필요한 전 과정을 종합적으로 지원해 창업가를 육성하는 교육시스템인 '서울시 골목창업학교'를 설립했다. 골목상권의 활력을 불어넣을 예비 청년 창업가 육성을 위해 창업경진대회를 열어 1인당 최대 1억 원의 창업 자금을 지원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반면 청년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특화 정책이 전무한 실정이다. 비장애인보다 상대적으로 창업 진입장벽이 높아 더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지만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서울시 청년장애인의 창업수요와 지원정책 개선 방안' 연구진은 창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서울시 내 청년장애인 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현실을 지적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2년 3월 23일 서울특별시청 브리핑룸에서 청년행복 프로젝트(2025년 서울청년 종합계획)를 발표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2년 3월 23일 서울특별시청 브리핑룸에서 '청년행복 프로젝트(2025년 서울청년 종합계획)'를 발표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창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청년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이었는데도 '창업을 희망하는가' 질문에 대한 긍정적 응답은 20명(52.6%)에 불과했으며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가' 질문에서는 부정적인 응답이 30명(78.9%)로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청년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창업지원 프로그램이나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97.4%에 달했다. 이에 연구진은 "청년장애인들이 창업에 대한 관심이 있음에도 현실적으로 창업을 희망하거나 준비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 장애인을 대상으로 일 경험 제공과 함께 창업 교육에 대한 장애 접근성 강화를 주문한다.

정동열 한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장애인 창업 성공요인 분석 결과 창업교육 이수 여부와 관련 직업 종사 경험, 창업 소요기간, 장애등급 등의 요인이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장애인 창업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창업교육, 자금조달, 아이템 발굴 지원 등의 다양한 지원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전하영 국제장애인노동인권연맹 팀장은 '서울시 청년장애인의 창업수요와 지원정책 개선 방안' 보고서에서 "창업교육을 들을 때 장애인들이 접근하기 쉽도록 기본 인프라를 마련하고 장애친화적 매뉴얼을 생성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년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창업 지원 정책을 따로 추진할 계획은 없다"며 "다만 도전과 공정한 경쟁이 스타트업의 주요 정신인 만큼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창업의 문은 누구한테나 열려 있다"고 말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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