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톱지원센터·찾아가는 교육…온라인 모니터링도
서울시가 아동·청소년 성착취 피해자를 보호하고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본격 추진한다. /서울시 제공 |
[더팩트 | 김해인 기자] #. 서연(가명)이는 아버지의 폭력으로 집을 나왔지만 갈 곳이 없어 거리 생활을 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알게 된 S의 집에서 생활했다. 돈을 벌게 해준다며 노래방 도우미·조건만남을 시키고, 하기 싫다고 하면 폭력을 가했다. 우울증과 자해가 심해진 서연이는 도망쳐 집으로 돌아갔지만 달라지지 않은 가정환경에 다시 집을 나왔다.
#. 주인(가명)이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 만난 G가 안부도 물어주고, 기프티콘도 보내주며 살뜰이 챙겨줘 좋았다. 평소 갖고 싶던 게임 아이템을 준다는 말에 G를 만난 주인이는 차에서 성폭행을 당했고 동영상도 찍혔다. G는 동영상을 퍼트리겠다고 협박도 하고, 용돈을 주겠다고 유인하며 지속적인 성관계를 요구했다.
아동·청소년의 성착취 피해 사례다.
서울시는 이렇게 갈수록 심각해지는 아동·청소년 성착취 피해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고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본격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그동안은 성매매 피해에 한정해 지원했지만 앞으로는 성착취 피해로 대상을 확대해 그루밍·협박·폭행 등 피해 초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먼저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통합지원센터를 5월부터 본격 운영한다. 그루밍 단계 피해 예방부터 의료·법률, 심리치유 및 재유입 방지, 사후관리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인력 3명을 추가 배치하고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 경력이 있는 변호사가 상주한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성착취 피해를 경험하는 아동·청소년 실태를 반영해 성매매 피해 상담소 6곳, 위기 십대여성지원시설 4곳, 서울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 등과 긴밀하게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서울경찰청과 협력해 경찰 조사에 전문상담원을 동석하도록 하는 제도를 5월부터 시행한다. 경찰이 피해 아동·청소년을 조사하기 전 지원기관에 요청하면, 지원기관에서 전문상담원을 경찰서로 즉시 파견해 신뢰관계인으로 동석한다.
채팅앱 상담 모습. /서울시 제공 |
가족 기반이 취약하고 가정복귀가 어려워 반복적으로 성매매 환경으로 재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6월부터 자립정착금 1000만 원을 지급한다. 시립 늘푸른교육센터를 통해 직업훈련·취업연계도 지원한다.
대상은 지원시설에서 1년 이상 생활하고 퇴소하는 만 18세 이상 청소년이다. 자립기반을 마련하는데 사용할 수 있도록 임대보증금·대학등록금·월세 등 사용용도를 지정했다.
지적장애 등 성착취에 더욱 취약한 사각지대 아동·청소년을 적극 발굴하고 맞춤형 교육과 건강지원을 강화한다. 특히 지적장애 대상 교육은 성폭력·성착취를 구분하지 못하는 특성을 고려해 피해를 인지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음악·미술 활동을 접목하고, 사회적응 및 자립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초등학교 고학년 대상으로 지역아동센터·방과후교실 등으로 찾아가는 교육을 10명 이내 소그룹 맞춤형 교육으로 시행한다. 시각장애 청소년을 위한 교육자료를 점자책·오디오북으로 제작해 배포하고, 교사·학부모 대상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한다.
SNS·채팅앱 등 온라인상 성적 유인행위 모니터링도 실시한다. 전문상담원들이 성적 유인행위뿐 아니라 숙식 제공 등 도움을 주다가 성착취 알선책으로 돌변하는 이른바 '헬퍼' 활동을 감시한다. 정황이 포착되면 경고 문구를 발송해 피해자에게 위험성을 안내하고 피해 확인·상담·지원기관 연계 등을 진행한다.
한편 시는 지난해 9월 아동·청소년 성착취 방지 및 피해자 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전국 최초로 아동·청소년 성착취 방지 및 피해자 지원 조례 제정해 추진기반을 마련했다. 조례는 UN아동권리협약 등 국제 인권규범에서 정의하는 '성착취' 개념을 채택, 아동·청소년의 열악한지위를 이용해 불법적이고 유해한 성적 행위를 하도록 유인·강요하거나 성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로 정의했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아동·청소년들이 트라우마 등 성착취 피해에 따른 고통을 치유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돕고, 성착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노력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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