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뭐지?] 볼일 어떻게 보라고…동서울터미널 '최악의 화장실' (영상)
입력: 2023.04.26 00:00 / 수정: 2023.04.26 00:00

문 없는 동서울종합터미널 화장실
외부서 보이는 소변기에 남성들 '당혹'
오래된 건물 화장실 전수조사 시급


[더팩트|이덕인 기자] 시외버스 노선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동서울종합터미널. 1987년 서울 광진구에 개장한 뒤 약 36년이 흘렀습니다. 오래된 건물인 만큼 화장실 구조에 큰 문제가 있는데요. 남자화장실 경우 외부에서 소변기 등 내부가 훤히 보이는 형태입니다. 화장실을 이용하는 남녀 모두가 불편한 상황이죠.

20일 오후 동서울터미널 매표소. 버스 이용객으로 북적입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1층 화장실 2곳을 둘러봤습니다. 남녀화장실 각각 출입구에는 문이 따로 없습니다. 외부에서 화장실 내부가 잘 보이는 구조입니다. 특히 남자화장실은 소변기까지 보입니다.

1층 화장실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음식점, 카페 등이 있는 지하 1층과 지상 2~3층 화장실도 1층과 비슷한 구조입니다. 이용객 발걸음이 다소 적긴 했지만, 남자 입장에서 입구 쪽 소변기를 이용하기에는 부담이 옵니다.

[군인/20대: (화장실 구조가) 상당히 잘못됐다고 생각하죠. (문이 없어서) 냄새도 나는 것 같고요.]

[버스기사/50대: 2층 화장실 경우에는 내부가 넓으니까 불편한 건 못 느끼겠는데, 조금 작은 1층 화장실 경우에는 (내부가) 바로 보이거든요. 그게 불편하고요. 한 10년 정도 근무했는데, (화장실 청소하는) 아주머니들 왔다 갔다 하는 거 말고는 크게 불편한 건 모르겠어요.]

화장실을 이용하는 여성 또한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카페 직원/40대: 남녀 화장실이 붙어 있잖아요. 입구에 문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나가면 (내부가) 보여요.]

[이용객/30대: (남자화장실을) 무의식적으로 보게 될 경우가 있거든요. 가끔 (남성과) 마주치는 경우도 있는데, 얼른 회피하는 경우가 종종 있죠.]

20일 오후 서울 광진구 동서울터미널의 한 남녀화장실. 왼쪽 남자 소변기가 훤히 보이는 구조다. /이덕인 기자
20일 오후 서울 광진구 동서울터미널의 한 남녀화장실. 왼쪽 남자 소변기가 훤히 보이는 구조다. /이덕인 기자

행정안전부는 지난 2018년 1월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했습니다. 법령에 따르면 건물을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을 할 때 공중화장실 출입구는 복도나 도로 등을 통행하는 사람에게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하고 소변기는 가림막을 설치해야 합니다.

문제는 동서울터미널처럼 법 개정 이전에 지어진 건물 화장실은 소급 적용되지 않아 구조 변경의 의무는 없습니다.

[동서울터미널 관계자: 법 개정 전에 지어진 거라 법적으로 문제는 없어요. 당장 (구조 변경) 하기에는 쉽지가 않아요. 재건축 관련해서는 관할 관청하고 협의가 되고 있습니다. 재건축 통해서 개선하는 방향으로 해야 할 것 같아요.]

동서울터미널은 시설 노후화 문제와 주변 교통혼잡 등으로 인해 현대화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지난해 4월 서울시는 민간사업자인 '신세계동서울PFV'와 사전 협상을 진행해, 2024년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표혜령 화장실문화시민연대 대표는 공중화장실 구조 변화는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표혜령 화장실문화시민연대 대표: 법 개정 전후를 떠나서 '화장실'은 그 기관의 얼굴이고 문화 척도가 되는 곳이에요. 다른 버스터미널 이용객도 우리한테 (화장실 민원) 신고가 많이 들어오는데 마땅히 신고할 (관계) 연락처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사용자들은 크고 화려한 화장실보다는 편리하고 배려하는 작은 부분에서 감동을 받거든요. 내가 사용한다는 입장에서 화장실을 설계, 관리해 주기를 부탁합니다.]

표혜령 대표의 말처럼 비단 동서울터미널 화장실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고속도로 휴게소나 공원, 상가 등 오래된 건물 공중화장실에 대해 전수조사가 시급합니다. 언제쯤 마음 편히 볼일을 볼 수 있을까요?

thelong05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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