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학생들에게 마약음료를 마시게 하고 협박전화를 건 피의자 김 모 씨와 길 모 씨(오른쪽)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중국 체류 상선으로 지목된 인물들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13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전날 한국 국적 20대 남성 이모 씨와 중국 국적 30대 남성 박모 씨, 중국 국적 30대 남성 이모 씨의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일 오후 6시쯤 2명씩 짝을 이룬 일당 4명이 서울 강남구청역과 대치역 인근에서 고등학생에 필로폰 성분이 들어있는 음료수를 마시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학부모에게 전화해 마약 복용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협박하고 돈을 요구했다.

4명을 검거한 경찰은 음료 100병을 제조·전달한 20대 남성 길모 씨도 지난 8일 체포했다. 경찰은 길 씨가 국내에서 마약 음료를 만들어 원주에서 퀵서비스와 고속버스로 4명에 전달한 것으로 본다. 길 씨는 지난 10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또한 범행에 이용된 중계기를 설치·운영한 30대 남성 김모 씨도 인천에서 검거했다. 김 씨도 지난 10일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중국 국적 20대 남성 이 씨가 길 씨에 음료를 제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본다.

이 씨 외에 박 씨도 '상선'으로 지목됐다. 함께 체포영장이 발부된 30대 남성 이 씨는 필로폰을 제조책 길 씨에게 판매하도록 또 다른 중국 국적 30대 남성 박모 씨(판매책)에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박 씨는 다른 마약 사건으로 구속된 상태다.

경찰은 여권 무효화 조치와 중국에 국제 공조 수사 요청을 할 예정이다. 경찰은 20대 남성 이 씨가 보이스피싱 조직과 연루돼있다고 의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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