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 서울 엄빠 기자단과 간담회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 엄빠 기자단 간담회'에 참석했다. /뉴시스 |
[더팩트 | 김해인 기자] "서울형 키즈카페를 어렵게 예약하고 갔더니 첫째는 (초등학생이라) 안된다더라"
"기존 화장실을 '가족화장실'로 만들면 좋겠다"
서울 엄마아빠들이 오세훈 시장에게 털어놓은 고충이다.
12일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 엄마아빠에게 듣는다' 간담회에서는 '서울 엄빠 기자단' 부모들이 보육정책에 대한 생생한 피드백을 쏟아냈다.
9살·7살 형제를 키우는 한 엄마는 "7살은 유아로 들어가고 9살은 초등으로 들어가서 둘을 같이 데리고 서울형 키즈카페 입장이 안 되더라. 열심히 예약하고 갔더니 첫째는 안된다고 해서 좌절감과 허탈함, 분노(를 느꼈다)"고 웃었다.
6살 딸을 둔 아빠는 "딸을 남화장실 데리고 갈 땐 아빠가 눈치보이고, 여자도 마찬가지인 듯하다"며 "시에서 가족화장실 36개를 신규조성하는 건 너무 좋은 아이디어인데 막상 급할 때 찾아가기가 힘들고 한정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시설, 식당 등 기존 화장실에 가족 화장실 로고를 달아 마음 편하게 사용하고 예산 지출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3살 딸을 키우는 엄마는 "아이가 외로울 것 같아 한 명 더 출산하고 싶은데 경제적인 것을 생각하면 미루게 된다"며 "출산율이 증가하는 나라들의 정책을 살펴보고, 우리나라에 맞게 경제적으로 실질적 도움이 되고 결혼율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생각해 달라"고 요청했다.
시험관 시술로 낳은 4살 딸을 가진 워킹맘은 "등하원 도우미와 틈새돌봄은 아직 저희 동네엔 시행되지 않고 있다"며 "좋은 정책들이 조금 더 넓은 지역에 (적용돼) 경제적·시간적으로 힘들게 아이를 키우는 엄마아빠들에게 더 도움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부탁했다.
10년 넘게 맞벌이로 두 아이를 양육하는 엄마도 "계속 일도 하고 아이도 키우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경력단절·육아공백이 없도록 비용 등 여러 측면에서 지원됐으면 한다. 다둥이·외동·맞벌이 등 다양성이 고려된 정책이 반영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출범한 서울 엄빠 기자단은 시 거주 엄마·아빠 120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 정책 체험 후기 등을 SNS에 공유하며 정책을 홍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오 시장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해 엄빠 기자단 80여 명과 소통하며 정책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오 시장은 "저도 손자 둘이 있어서 수시로 듣기도 하고 직접 보기도 하며 저건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한 게 적잖게 있었다"며 "주신 말씀이 현실에 녹아 스며들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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