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가해자인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이 고등학교 학폭위 조사 당시 여섯 문장에 불과한 사과문을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정 변호사 아들이 학폭위에 제출한 첫 번째 사과문./민형배 의원실 제공

[더팩트ㅣ김이현 기자] 학교폭력 가해자인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이 고등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 조사 당시 여섯 문장짜리 사과문을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민형배 무소속 의원실이 강원도교육청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 변호사 아들 정모 씨는 2018년 민족사관고등학교 학폭위에 2차례 서면 사과문을 제출했다.

첫 번째 사과문은 A4 용지 3분의 1 정도를 채운 9줄로, 총 6문장이 적혀 있다. 정 씨의 학폭위가 처음 열렸던 2018년 3월 22일과, 강제 전학 처분에 불복해 재심이 이뤄진 5월 28일 사이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는 "피해자가 집에 돌아간 후 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제가 인지하지 못하고 아무 생각 없이 뱉은 말들이 피해자를 힘들게 했다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안타깝고 미안하다"고 적었다.

이어 "한때 꽤 친한 친구 사이였는데 상황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 배려하지 않고 했던 말들에 대해 정말 미안하다"며 "이번 일을 겪으면서 저의 언어습관을 돌아보고 많이 반성했다. 진심으로 다시 한번 미안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당시 학폭위원들은 "서면 사과문을 A4 용지 3분의 1정도로, 제대로 된 서식 없이 써서 왔다"고 꼬집었다.

2018년 5월 민사고 학폭위 회의록을 보면 "서면 사과의 양이나 필체를 보면 정성이 전혀 안 들어가 있는 듯하다"는 등 지적이 이어졌다.

그러자 정 씨는 같은 해 8월 15일 20줄짜리 사과문을 다시 작성해 다음 날 담당 교사에게 제출했다.

다만 정 씨는 두 번째 반성문에서 "너에게 어떤 해를 끼치고자 그랬던 것은 아니다", "같이 있는 것을 꺼려하니 최대한 너 가까이 가지 않을게", "(나도) 한동안 마음이 힘들어 잠을 자기도 힘들고 몸이 아프기도 했다"고 쓰면서 '책임 회피'라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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