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 곤돌라 사업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이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템즈강에 위치한 'IFS 클라우드 케이블카'를 방문해 관계자에게 운영현황 등 설명을 듣고 있다. /서울시 제공

[더팩트ㅣ런던=이헌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영국 런던 템즈강의 케이블카를 시찰하면서 한강 곤돌라 사업에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 13일(현지시간) 오후 런던 템즈강에서 운영 중인 케이블카 'IFS 클라우드 케이카'를 방문해 관계자에게 시설 운영과 관련한 설명을 들은 뒤 한강 곤돌라 사업에 대해 "현장에 와서 조금 더 신중해졌다"며 "고려할 요소가 많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잠실 스포츠마이스단지를 중점 고려대상으로 삼았는데 과연 관광 수요가 얼마나 있을지, 강 건너까지 갈 필요성이 있는 관광객들이 얼마나 있을지 등을 굉장히 고민해봐야 될 것 같다"며 "잠실 스포츠마이스단지가 처음 개장하고 관광 수요가 얼마나 있을지부터 일단 판단이 서야 그 곳에서 곤돌라를 이용해 강 건너편으로 왕복할 수 있는 인원수 계산이 나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어느 위치에 설치하느냐에 따라서 경제성에 큰 편차가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노선에 대해서 연구해봐야겠다는 생각"이라며 "특히 여기 이 노선(템즈강)이 처음에는 적자가 안 나다가 중간에 적자가 나는 기간이 있었다는 얘기를 듣고 나니 노선별로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를 심도 있게,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검토를 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 곤돌라 사업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강 곤돌라 설치 예시. /서울시 제공

최근 한강 르네상스 2.0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한강을 건너는 곤돌라 설치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지만 실제 현장을 살펴본 뒤 한 발 물러난 셈이다. 서울시는 이달 9일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고, 입지 후보지로 뚝섬-잠실 구간을 언급했다.

템즈강 케이블카는 2012년 런던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됐다. 템즈강 양안 약 1.1㎞ 구간을 90m 높이에서 편도 10분에 걸쳐 빠르게 이동할 수 있으며, 지하철역 뿐만 아니라 50여 개 버스 노선과도 원활하게 연결돼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나다. 강을 이동하는 교통기능 외에도 런던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전망을 관람할 수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당초 오 시장은 이날 직접 케이블카에 탑승할 예정이었으나 강풍으로 케이블카 운영이 중단되면서 무산됐다. 이날 현지 기상정보에 따르면 그리니치 지역의 풍속은 시속 33.8㎞, 순간풍속 61.2㎞를 나타냈다. 현장을 방문하기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대형 버스가 바람에 흔들릴 정도였다.

시는 뚝섬, 잠실, 서울숲, 상암 일대 등을 곤돌라 설치 후보지로 검토 중이다. 각 후보지를 두고 민간투자 제안을 받아 기술적 타당성, 교통·환경 영향성, 수요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 최종 대상지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hone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