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출장길에 오른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태원 지역경제 회생을 위해 이 지역을 케이팝(K-pop) 성지로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소개했다. 오 시장이 13일(현지시간) 영국 빅토리아 앤 알버트 박물(Victoria and Albert Museum) 총괄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며 박물관 내 마련된 한류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더팩트ㅣ런던=이헌일 기자] 유럽출장길에 오른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태원 지역경제 회생을 위해 이 지역을 케이팝(K-pop) 성지로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소개했다.

오 시장은 13일 오전(현지시간) 유럽출장 첫 일정으로 영국 런던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을 찾아 '한류전시관'을 둘러봤다.

그는 초기 케이팝의 대표적인 아이콘인 서태지와아이들 관련 전시물을 관람하며 "(상인들 측에서) 이태원은 서태지와아이들이 시작된 곳인 만큼 K-콘텐츠의 발생지로 기념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주면 관광객이 오는데 도움이 되겠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소개했다.

이태원 참사 이후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려는 노력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한 가지 아이디어를 언급한 것이다.

빅토리아 앤 알버트 박물관은 영국 여왕 빅토리아와 부군 앨버트 공의 이름을 따서 1852년 설립됐고 460만여 점 이상의 예술품, 서적 및 기록을 영구 소장하고 있다. '전 세계의 시대와 양식을 총망라한 미술 공예품을 수집한다'는 모토로 운영된다.

특히 한국 예술품도 1888년부터 수집해왔고, 1992년에는 런던 최초로 한국 전시관을 상설로 개관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한국 전시관은 4세기부터 현대까지 도자기, 자수, 패션, 제품 디자인 및 디지털 아트 등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한류전시관은 케이팝 한류를 아티스트들을 비롯해 영화, 예술 등 다양한 한국의 멋을 전시하고 있다. 영화 '기생충'으로 유명해진 반지하 화장실을 재현한 전시도 눈에 띄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현지시간) 영국 빅토리아 앤 알버트 박물관(Victoria and Albert Museum)에서 국내 패션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의상 3점을 기증한 뒤 트리스트럼 헌트(Tristram Hunt) 박물관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 시장은 이날 이 박물관에 한국 디자이너의 작품 3점을 기증했다. 이번 기증은 글로벌 패션 선진도시 중 하나인 런던과 우호 관계를 증진하고,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서울의 패션을 홍보해 런던 패션산업과 교류협력을 강화한다는 의미다.

이번에 기증한 의상은 한글 자모의 구조와 특징을 패턴의 조형과 접목시켜 한글에 축적된 시간의 의미를 담아낸 박춘무 디자이너의 '데무', 태극문양을 모티브로 대한민국의 역동성을 남성복으로 상징화한 박종철 디자이너의 '슬링스톤', 신선하고 독창적인 감각으로 위트있는 패션을 선보여 해외컬렉션에서도 주목받은 윤석운 디자이너의 '석운윤' 등이다.

이 의상들은 박물관의 자산등록 절차를 거쳐 한국관 전시를 시작으로 영국 내 문화예술 행사와 연계해 순회 전시가 예정돼 있다.

오 시장은 기증식에서 "많은 공간을 할애해 한류를 전시하는 점에 감사드린다"며 "벌써 10만 명이 다녀갔다고 하는데 오늘 기증하는 건 비록 3점이지만 원하시면 얼마든지 기증하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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