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으로 빌라 283채 매입 후 리베이트
"과실로 발생…기망한 사실 없어" 주장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박영수 판사는 7일 오전 사기 혐의를 받는 강씨와 공범인 공인중개사 A씨(53), 공인중개 보조원 B씨(46)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덕인 기자 |
[더팩트ㅣ주현웅·정채영 기자] 무자본 갭투자로 31억 원 상당의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이른바 '화곡동 빌라왕' 강모 씨(55)와 범행을 공모한 관계자 2명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박영수 판사는 7일 오전 사기 혐의를 받는 강씨와 공범인 공인중개사 A(53) 씨, 공인중개 보조원 B(46) 씨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강씨 측은 "과실로 발생한 일이므로 민사적 책임은 인정하지만, 형사적 책임은 인정할 수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A씨와 B씨도 "강씨가 임대차 보증금 반환 의사와 능력이 없다는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다"는 등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은 2015년 9월부터 2년여 동안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 빌라 283채를 매수하면서 피해자 18명에게 임차보증금 명목으로 31억6800만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강씨는 임대사업을 하려고 했으나 초기 자금이 부족했다. 이에 A, B씨는 '자본금 없어도 부동산을 소유할 수 있다'며 무자본 갭투자를 제안했다.
강씨는 매매가보다 임대차보증금을 높게 받아 매수대금을 지급하고 건축주에게서 1채당 평균 500만~1500만 원을 리베이트로 받은 뒤 A, B씨와 나눠가졌다.
검찰은 강씨가 임대 만료 후 보증금을 돌려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고, A씨와 B씨는 이를 알고도 임대차계약을 알선했다고 보고 있다.
피해자 대부분은 20~30대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로 알려졌다.
이들의 다음 공판 기일은 내달 7일 오전 11시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