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23일 이후 시위 재개 여부 결정
서울시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일 실무협의를 진행했지만, 별다른 합의점은 찾지 못했다./이선화 기자 |
[더팩트ㅣ김이현 기자] 서울시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일 실무협의를 진행했지만, 별다른 합의점은 찾지 못했다. 이달 23일까지 지하철 시위를 유보한 전장연은 서울시에 요구한 답변을 기다린 뒤 시위를 재개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시와 전장연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 본관에서 실무진 협의를 가졌다. 시에서는 김상한 복지정책실장과 장애인복지정책과장 등이 참석했고, 전장연에선 박경석, 권달주 공동대표 등이 나왔다. 이날 만남은 1시간40분가량 진행됐다.
당초 전장연은 △지하철 리프트 추락 참사·엘리베이터 100% 설치 약속 미이행 사과 △기획재정부에 장애인권리예산 반영 촉구 △탈시설가이드라인 권고에 대한 UN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과 초청간담회 △내년도 서울시 장애인 권리예산 입장 등 4가지 사항에 답변을 요구했다.
여기에 시가 올해 상반기 중 서울 거주 탈시설 장애인 1000여명을 상대로 실시하는 전수조사도 협의 안건에 포함했다. 시는 탈시설 과정의 적정성과 만족도 등 현황을 파악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전장연은 탈시설 당사자와 지원 기관을 위축시키는 '표적수사'라며 반대해왔다.
협의에선 전수조사에 어느 정도 교감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전장연은 UN탈시설가이드라인 전략적 이행을 위한 '권리조사' 등 방식을 제안했고, 시는 전장연 포함 탈시설을 주장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다 같이 참여해 진행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전장연은 UN탈시설가이드라인 전략적 이행을 위한 ‘권리조사’ 등 방식을 제안했고, 시는 전장연 포함 탈시설을 주장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다 같이 참여해 진행하기로 가닥을 잡았다./이동률 기자 |
이밖에 4가지 사항에 대한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박경석 대표는 "UN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들과 간담회 자리를 제안했지만, 시에서 그건 못 하겠다고 거절했다"며 "약속 미이행에 대한 사과에 대해서도 앞서 여러번 유감표명을 했다며 넘어갔다"고 말했다.
내년도 서울시 장애인 권리예산은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서울시 예산 편성 절차는 7월부터 시작되는데, 지금 언급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실장은 "어떤 사업에 어느 정도 예산이 필요한지 실무적으로 검토가 돼야한다. 요청이 들어온다고 바로 검토해줄 순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서울시에 예산 관련 자료를 줬으니 검토해서 빠른 시일 내 말해달라고 했다"며 "공문을 통해 기획재정부에 요청한다고 하는데, 공문은 다른 지자체도 계속 하는 거다. 오세훈 시장이 확실히 언급해달라는 게 전장연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큰 틀에서 보면 각자 기존 입장을 확인한 정도"라며 "23일까지 서울시의 답변을 기다린다고 했다. 그 이후에 지하철 시위 등 방향을 정해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김상한 실장은 "당장 결론이 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시에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기재부에 적극적으로 요청하겠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다시 만나서 얘기하자고 했다. 대화를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spes@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