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 낙마' 혼란의 국수본…"또 검찰 출신 오나" 관심사
입력: 2023.02.28 00:00 / 수정: 2023.02.28 00:00

시간·여론상 외부공모 쉽지 않을 듯
임명권자 의중 따라 재기용 배제 못해


경찰 국가수사본부장에 내정됐던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낙마하면서 후임자 인선에 다시 이목이 쏠린다. /주현웅 기자
경찰 국가수사본부장에 내정됐던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낙마하면서 후임자 인선에 다시 이목이 쏠린다. /주현웅 기자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경찰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던 정순신(57) 변호사가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낙마하면서 후임자 인선에 다시 이목이 쏠린다.

검증 부담·내부 반발 등을 고려하면 검찰 출신을 다시 임명하기에는 부담이 크겠지만 임명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정 변호사가 사의를 표한 바로 다음 날부터 국수본부장 후임자 추천 절차를 논의했다. 앞선 공모는 내정까지 약 50일 걸렸으나, 이번 절차는 지휘부 공백을 최소화해야 하는 만큼 속도감 있게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실제로 임명이 빨리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정 변호사가 불과 하루 만에 사퇴 의사를 밝히는 등 후보자 검증 부담이 훨씬 커졌기 때문이다. 또 부실검증 논란이 불거지면 경찰 지휘부도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차기 국수본부장 선발은 외부공모 또는 내부 승진 두갈래다. 최대 관심사는 단연 재공모에 따른 검찰 출신 임명 여부다.

현재로선 힘들 것이란 분위기가 대세다. 약 한 달이 소요되는 외부공모 자체를 추진하기도 쉽지 않은데다, 내부 반발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실제 정 변호사 임명 당시 일선 경찰들로 구성된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성명서를 내고 공개 비판에 나서기도 했다.

전국직협은 "검사 출신 국수본부장 적격성을 무슨 근거로 판단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며 "약 20년 동안 검사로 활동한 정 변호사가 경찰 수사에 대해 어떤 전문성을 갖췄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경찰은 수사와 기소의 완전 분리와 헌법상 영장청구권 삭제를 수사구조개혁의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며 "반면 검찰은 직접수사 확대를 계속 시도하는데, 정 변호사가 이와 관련해 어떤 전략적 리더십을 보일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회의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이새롬 기자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회의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이새롬 기자

경찰 내부망인 '현장활력소'도 뜨거웠다. 정 변호사 임명 소식이 전해진 후 '검사 출신이 국수본부장 임명 안 되는 이유', '경찰 출신이 검찰총장으로 가는 날 오길 바란다', '만신창이 경찰' 제목의 글들이 잇달았다.

윤희근 경찰청장의 용퇴를 촉구하는 글마저 올라올 만큼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한 경찰관은 "조직이 붕괴되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소신있게 말 한마디 못하는 무능한 경찰청장임을 스스로 인정해야 한다" "용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때문에 여론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내부 인사 추천이 유력하게 떠오르지만 변수는 여전하다.

서울청 소속 한 간부는 "결국 최종 임명권자는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정 변호사 임명도 비판 여론이 없을 줄 알고 했겠나"라고 말했다.

국수본 설립 취지가 수사의 독립성과 역량 제고인 만큼 외부 전문가 기용이 바람직하다는 명분이 나올 수 있다. 국수본부장은 계급상 경찰청장보다 한 단계 아래지만 경찰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 원칙이다. 계급을 중시하는 경찰의 내부 인사로서는 쉽지 않은 과제다.

경찰 내부 인사 중에는 우종수(55·치안정감) 경기남부경찰청장과 최주원(56·치안감) 경북경찰청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청장은 전날 오전 경찰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임 인선은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해 공백 우려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같은 날 오후 비공개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정 변호사 추천에 관한)대통령실과 사전 의견 교환은 있었다"면서도 "대통령실의 별도 요청을 수용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chesco12@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