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필요 조치 검토"
전현희 "적법성 확인해야"
정부의 사퇴 압박과 감사원 감사를 받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사진)이 '역습'에 나설지 이목이 쏠린다. 최재해 감사원장의 '관사 호화 개·보수' 논란이 불거지며, 권익위가 적법성 여부 등을 조사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동률 기자 |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정부의 사퇴 압박과 감사원 감사를 받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역습'에 나설지 이목이 쏠린다. 최재해 감사원장의 '관사 호화 개·보수' 논란이 불거지며, 권익위가 적법성 여부 등을 조사할 가능성이 생겼다.
23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권익위는 현재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관사 전반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2월 착수했으며 기초지자체장 등을 포함한 전국적 조사라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이번 조사는 일부 기관장들이 아파트를 매입하고도 공관 생활을 하는 등 고위공직자 부동산 투기 의혹 정황이 포착돼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에서는 최 원장의 관사 개보수 관련 조사도 촉구하고 있다.
지난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발단이 됐다. 이탄희 민주당 의원은 이날 최 원장 관사 개보수 과다 비용 문제를 제기했다. 최 원장은 재임 7개월 동안 1억4180만 원을 썼다. 직전 원장이었던 최재형 전 원장이 3년4개월 동안 지출한 5842만 원보다 2배 이상 많다.
최 원장의 지출 세부항목도 석연치 않다. 10개 남짓한 작은 화분의 재료비로 480만 원, 세면대와 샤워기 위치 변경에 850만 원 등을 썼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의원은 "다른 기관 공관 관련 감사와 같은 강도로 감사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감사원은 해명자료를 냈다. 1985년에 지어 화장실을 포함해 건물 자체가 총체적으로 노후화했다고 강조했다. 세부항목에서도 화분 재료비가 아닌 정원 345주를 심는데 쓴 비용 등이라고 해명했다.
최재해 감사원장(사진·왼쪽)의 관사 개보수 지출 세부항목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았다. 10개 남짓한 작은 화분의 재료비로 480만 원, 세면대와 샤워기 위치 변경에 850만 원 등을 썼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새롬 기자 |
민주당은 진상 규명을 예고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지난 20일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 원장 관사 논란을 거론하며 "정무위든 어디든 조치를 취할 테니 적극 조사해달라"고 전 위원장에 당부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신고 접수'를 뜻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권익위에서는 단단히 벼르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지난해 감사원이 권익위 감사를 벌이며 전 위원장 관사의 수도 동파 수리비용 100여만 원 정도를 놓고 횡령과 배임 의혹을 제기한 바 있어서다.
전 위원장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서 "권익위는 새 정부 국정과제로 기관장 등의 국고 낭비 관사 실태조사와 제도개선을 진행 중"이라며 "감사원 관사 개보수 비용 지급이 법적 근거를 갖췄는지 등 적법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고가 접수돼 권익위가 조사에 나서면 감사원과 관사 등 현지 조사는 물론 자료 제출 등도 이뤄진다. 사실상 감사원 감사와 똑같은 형태다. 통상 조사 결과에 따라 상급기관에 조치를 요구하지만, 감사원 같은 독립기관은 수사의뢰가 따를 수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신고 요건을 제대로 갖추려면 증빙자료도 철저해야 한다"며 "국회의원은 사실관계를 확인할 자료 요청이 가능하므로, 민주당 등의 신고가 따른다면 권익위의 최 원장 관사 조사가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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