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도 못한 유실물 다수
지난해 12만8000건 중 24.5%가 ‘지갑’
잃어버린 위치, 시간 확인이 중요
[더팩트ㅣ윤웅 기자] 코로나19 방역수칙 완화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지하철 유실물이 지난해 대비 25% 이상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4월 정부가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로 각종 행사와 저녁 모임 등이 늘어나고 지하철 이용객이 많아지면서 유실물도 덩달아 늘어난 것이다.
취재진은 지하철 이용객들이 얼마나 많은 소지품을 잃어버렸고 주로 어떤 물건을 잃어버렸는지 충무로역 유실물센터를 방문해 알아봤다.
[장세민/ 충무로 유실물센터장 : 3~4호선 관할하는 충무로 유실물센터 기준으로 월요일, 금요일에 100건 정도 들어오고요. 나머지 화, 수, 목요일 같은 경우에는 평균 2~30건 정도 들어온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서울교통공사가 10일 발표한 지난해 가장 많이 접수된 유실물은 지갑으로 총 101,618건 중 31,228건으로 전체 유실물 중에 약 25%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휴대전화가 16.5%, 의류 14.4%, 가방 14.2%가 뒤를 이었다.
지하철 유실물 품목도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2006년만 해도 전체 유실물 중 1위는 가방(31.6%)이었다. 그러나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유실물 품목 1위는 줄곧 휴대전화가 차지했다.
2018년 이후부터는 지갑 분실이 가장 많아졌다. 유실물로 접수된 지갑류는 대부분 얇은 카드지갑인 점을 고려하면 교통카드를 넣은 카드지갑을 개찰구 등에서 사용 후 놓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교통공사는 추측했다.
지난해 접수된 유실물 중 63.0%(8만191건)는 물건을 잃어버린 본인에게 직접 인계됐으며 23%(2만9618건)는 경찰에 이관됐다. 나머지 14%(1만7578건)는 보관된 채로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본인 인계율이 가장 높은 품목은 휴대전화로 94.1%에 달했다. 이어 가방(78.9%), 지갑(78.2%)도 본인 인계율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의류는 1만8333건 중 10.0%(1833건)만 본인에게 인계됐다.
[장세민/충무로 유실물센터장 : 저희 전체 퍼센티지를 이제 물어보시는 거라면, 한 6~70% 정도 찾아가신다고 보시면 되고요. 그중에 나머지는 또 경찰 인계가 되고….]
[이영민/충무로 유실물센터 주임 : 충무로로 이관됐다고 전산 시스템에 올리고 혹시 물건이 제대로 맞는지 그 안에 귀금속이라든가, 고객님 정보를 알 수 있는 물건이 있는지 확인을 하고….]
하루에도 수십 개 이상의 유실물이 접수되는 지하철 유실물센터. 도자기, 미용가발, 고급 믹서기, 소화기 등 '어떻게 이런것을 잃어버렸지?'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의 유실물들도 눈에 띈다.
지하철 유실물센터에 보관돼 있는 도자기. |
[장세민/충무로 유실물센터장 : 지하철에서 왜 그게 발견되는지 모르겠는데 틀니 같은 것도 많이 들어오고요. 아니면 오토바이 헬멧... 지하철을 타시는데 오토바이는 어디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헬멧 같은 것도 많이 들어왔었고요. 며칠 전 일인데 강아지를 누가 두고 가셨더라고요. 사실 유실물이라고 하기는 좀 ... 그래서 가까운 역무실로 습득자분이 인계를 해주셔서 저희가 보관했던 거로 알고 있습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지하철을 타고 이동 중 물건을 두고온 것을 인지한 경우 잃어버린 위치와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고객안전실에 유실물을 신고하기 전에 열차 하차 시각과 방향, 승·하차 위치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유실물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한편, 열차와 승강장 사이 선로로 물건을 떨어뜨렸을 때는 당일 인계가 어려울 수 있다. 안전상의 이유로 열차 운행 시간에는 회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물건의 종류와 승강장 위치를 고객안전실에 신고하면 영업 종료 후 수거해 다음 날부터 인계받을 수 있다.
[장세민/충무로 유실물센터장 : 많은 분들이 저희 쪽에 전화를 걸면 가장 먼저 여쭤보는 질문이 "네 고객님, 승하차하신 정확한 시간과 칸수가 어떻게 되십니까"하고 여쭤보는데요.
시간 정보는 많이들 기억을 하고 계세요. 그런데 칸 정보를 모르시는 분들이 워낙 많으셔서... 그래도 하차하신 다음에 아차 싶을 때 바닥에 플랫폼 번호가 있을 거예요. 그 넘버만 기억해서 저희쪽 알려주시면 도움드리기가 쉬울 것 같습니다.]
서울교통공사는 각 역에서 유실물이 들어오면 경찰청 유실물 포털 사이트에 등록하고 이후 호선별로 운영 중인 유실물센터로 보낸다. 승객이 바로 찾아가지 않을 경우 1주일간 보관 후 경찰서로 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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