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적 자해 환자 1년새 2배 이상 급증
2021년 20대·30대 우울증 환자는 31만명
개인 책임 돌리기 보다 정부·기업 나서야
MZ세대(1980~2010년생)에서 우울증 발생 비율이 높아지는 이유로 학업과 취업난, 번아웃 증후군 등 직장 내 스트레스 등이 꼽힌다. /뉴시스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28살 A씨는 '내일'에 불안감으로 우울증을 겪으면서 최근 정신과 의원을 찾았다. 이전에는 정신과 병원이나 심리상담센터를 찾기를 꺼렸지만, 주변에서 상담받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코로나19 여파로 20대·30대 우울증 환자 비율이 급격히 증가해 사회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심리적 지원을 넘어선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16일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20대·30대 우울증 환자는 31만878명으로, 2018년보다 12만명 가량 증가했다. 전체 환자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18년 25.5%에서 29.3%로 늘었다.
MZ세대(1980~2010년생)에서 우울증 발생 비율이 높아지는 이유로 학업과 취업난, 번아웃 증후군 등 직장 내 스트레스 등이 꼽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회적 고립과 취업난 등으로 어려움이 겹치면서, 우울증 등이 급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의적 자해 환자는 2018년 989명에서 2021년 2609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고의적 자해는 극단적 선택 혹은 기도를 의미한다.
2021년 기준 연령대별로 20대는 605명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30대가 352명, 40대가 306명이다. 문제는 10~30대 사망 원인 1위가 고의적 자해라는 점이다. 당시 코로나19 여파로 MZ세대 우울증이 심각 수준에 이르면서, 고의적 자해 환자도 늘었다는 분석이 있다.
명상 애플리케이션이나 소소한 자기 계발 등을 통해 스트레스와 우울감 등을 해소하는 움직임이 있다. 달리기와 등산 등 소소하지만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실천해 ‘마음챙김’에 나서는 것이다. /뉴시스 |
MZ세대 스스로 '마음챙김'에 나서기도 한다. 명상 애플리케이션이나 소소한 자기 계발 등을 통해 스트레스와 우울감 등을 해소하는 추세다. 달리기와 등산 등 소소하지만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실천해 '마음챙김'하는 것이다.
번아웃 증후군 등 직장 내 스트레스도 우울증 발생 비율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기업 차원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번아웃 증후군 극복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기 보다는, 기업 차원에서 소통을 통해 체제 개선 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움직임이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마음건강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 6540명이 참여해 평균 5.6회 심리상담을 받았다. 고위기군 1345명은 조기 발견하고, 479명은 정신건강 전문기관 등과 연계했다.
전문가들은 심리적 지원뿐만 아니라 취업·주거·금융 등 사회적 지원과 유기적으로 연결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해외에는 있는데 우리는 MZ세대 욕구에 부합한 정책이 없다. 우울은 특정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백명재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정신과를 찾는 비율이 급증했는데 우울증 환자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라며 "지역에서 치료비 지원 등 정책을 진행하고 있으나, 예산 변동성을 해결해야 하고, 무엇보다 치료에 편견과 오해가 없도록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봤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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