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측이 녹사평역 시민분향소를 시청광장 분향소로 통합 이전한다. 지난해 12월 분향소 설치 후 2개월 만의 이전이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14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사평역 분향소의 서울광장 분향소로 이전·통합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측이 녹사평역 시민분향소를 시청광장 분향소로 통합 이전한다. 지난해 12월 분향소 설치 후 2개월 만이다.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위원회와 유가족협의회는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시민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사평 분향소를 오늘 정리할 생각"이라며 "시청 분향소와 이전·통합해 시민들과 함께 온전한 추모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작년 12월 14일 아이들의 얼굴과 이름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녹사평역 광장에 분향소를 만들었다"며 "온전한 추모를 할 수 있는 공간과 소통할 수 있는 사무실을 부탁드렸지만, 50여 일 동안 정부와 서울시는 저희에게 그 어떤 소통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태원에서 희생되신 많은 분의 원인에 국가의 부재가 있었고, 행동하지 않은 국가 공무원들에 대한 진상규명을 통하여 책임자 처벌을 국민들과 함께 이어갈 것"이라며 "지켜봐 주시고 지지해 달라"고 덧붙였다,

서채완 대책위 공동상황실장은 "참사의 책임자인 서울시는 기억과 추모를 위해 설치한 분향소를 철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며 "애초에 제대로 된 기억과 추모가 이루어지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제대로 사과했다면 2차 가해로 159번째 희생자가 발생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원 상권 침체를 우려하던 상인들은 이날 유가족 측의 결정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장하림 이태원 상인 통합대책위원장은 "같은 피해자로 안타깝고 미안하다"며 "그럼에도 지속되는 이태원 상권 침체는 우리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청 앞 분향소로 이전을 결단해준 것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이태원역 1번 출구에 안전과 기억의 거리를 조성하기 위한 협약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유가족 측은 영정과 위패를 내리고 녹사평역 분향소를 정리했다. 현재 녹사평역에 있던 분향소는 철거되고 시민단체에서 설치한 천막 하나만 남은 상태다.

한편 서울시는 내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합동 분향소를 철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는 계고장을 전달하고 15일 오후 1시까지 자진 철거할 것을 요청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녹사평 분향소에 있던 영정을 회수하고 있다. /정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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