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FACT] 눈 오면 대중교통 권장?…'김포골드라인'은 전쟁터 (영상)
입력: 2023.01.31 00:00 / 수정: 2023.01.31 00:00

'김포골드라인' 혼잡률 285%
승객 A 씨 "눈, 비 오면 엄청나게 밀려"
김포시 " 2024년 9월까지 추가 증차 목표"


[더팩트|이덕인 기자] '지옥철'. 출퇴근 시간대 많은 사람으로 가득 찬 지하철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지옥철을 경험해 보곤 합니다.

눈이 내리거나 폭우, 강풍 등의 날씨면 시민들은 자가용을 집에 두고 대중교통을 더 이용합니다. 중앙안전대책본부 등도 출퇴근 시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고 있죠. 반면 경기 김포 시민들은 출퇴근 대중교통 이용에 대해 할 말이 많습니다.

김포 시민들이 이용하는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률은 285%로 밀집도가 높고, 출퇴근 시간에 대기 없이 한 번에 열차를 탑승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고생 끝에 탑승한 열차도 많은 승객으로 인해 발 디딜 틈조차 없습니다. 경전철 2량 규모의 협소한 내부도 문제죠.

27일 오후 퇴근시간 서울 강서구 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 승강장에 인파로 가득 차 있다. /이덕인 기자
27일 오후 퇴근시간 서울 강서구 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 승강장에 인파로 가득 차 있다. /이덕인 기자

27일 오후 6시. 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 승객 A 씨는 "(얼마 전) 눈이 많이 왔다. 아침 출근시간에 계단 위까지 인파로 가득 찼다. 퇴근시간도 엄청나게 밀렸다"라며 "눈이 오거나 비가 오면 상당히 복잡하다. 한 여성분은 승강장에서 쓰러졌다"고 겨울철 출퇴근의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역마다 승강장에는 4~6명 정도의 질서유지요원이 출퇴근시간에 맞춰 3시간 가량 탑승 인파를 통제했습니다. 질서유지요원 B 씨는 "(퇴근길 사람이) 가장 많을 때는 7시 반 전후 30분 정도 된다"라며 분주하게 안내 지시봉을 흔들었습니다.

김포 등 수도권 서부지역은 서울과 가깝지만, 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지지 않아 교통난이 심합니다. 이 때문에 김포골드라인 개선 문제가 항상 도마 위에 오르지만, 매일 지옥철을 겪고 있는 시민들의 체감은 달라진 게 없습니다.

김포시는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도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2일부터 골드라인 역사를 급행 운행하는 '70번 버스'를 투입했습니다. 퇴근길 김포공항역 버스정류장을 둘러본 결과, 70번 버스에 탑승한 시민은 평균 3~4명으로 적은 편이었습니다.

70번 버스는 평일 출근 시간(06:00~09:30)과 퇴근 시간(16:30~20:00) 15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있지만, 한파 속 긴 대기시간 등 불편함에 시민들의 버스 이용률은 낮았습니다.

30일 오전 7시 반. 김포골드라인 풍무역에서 김포공항역 방향으로 지하철을 타 봤습니다. 마치 '부산행' 영화의 한 장면처럼 수십 명의 시민들이 순식간에 승강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김포공항역에서 내린 승객 C 씨는 "너무 심한 것 같다. 다섯 정거장 전인 걸포북변역에서 타도 한 대 정도는 보낸다"라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김포시는 "전동차 증차사업은 2024년 9월까지 1편성(총 6편성/12량) 추가 증차를 목표로 추진 중에 있다. 노선 관련 버스를 통해서도 혼잡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밝혔습니다.

김포시는 2기 신도시인 김포한강신도시 옆에 4만6000호 규모의 '김포한강2' 신도시가 조성될 예정입니다. 이에 맞춰 서울 지하철 5호선을 끌어오는 연장 사업이 추진 계획에 있지만, 김포골드라인 승객들은 하루하루가 '교통이 아닌 고통'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얀 눈이 오면 출퇴근 생각에 걱정부터 앞서는 게 현실입니다.

비단 김포골드라인 문제만은 아닐 겁니다. 매일 '지옥철'에 치이는 전국 지하철 이용객들을 위해 탁상행정이 아닌, 현실적인 변화가 시급합니다.

thelong05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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