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 끊겼으니 집 데려다 달라"…경찰 부른 고교생들
입력: 2023.01.25 17:15 / 수정: 2023.01.25 17:15

거절하자 학부모 항의

늦은 시간 길을 잃었다는 미성년자의 신고에 출동했으나 경찰차를 이용해 귀가하려는 고등학생들이었다는 경찰의 사연이 전해져 공분을 사고 있다. /이병석 기자
늦은 시간 길을 잃었다는 미성년자의 신고에 출동했으나 경찰차를 이용해 귀가하려는 고등학생들이었다는 경찰의 사연이 전해져 공분을 사고 있다. /이병석 기자

[더팩트ㅣ조소현 인턴기자] 늦은 시간 길을 잃었다는 미성년자의 신고에 출동했으나 경찰차에 태워 귀가시켜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경찰의 사연이 전해져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1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어젯밤부터 화나는 K-고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블라인드는 해당 회사에 다니는 것을 인증해야만 가입이 가능한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다. 작성자의 직장은 경찰청으로, 작성자는 경찰관이었다.

작성자 A씨는 "지난 20일 오후 11시 30분쯤 '여기가 어디인지 모르겠다'는 미성년자의 신고가 접수돼 출동했다"며 "가보니 18살 고등학생 두 명이 있었다. 알고 보니 막차 끊겼다고 집에 데려다 달라는 말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학생들의 요청을 거절하며 학부모의 연락처를 물었다. A씨는 "(학생들의) 집까지 40분이나 걸렸고 다른 신고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부모님의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하자 학생들이 '부모님 연락처는 됐고 저희 미성년자인데 사고 나면 책임을 질 것이냐'고 되물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길이 무서우면 지구대에 있다가 부모님께 연락해 데리러 와달라고 하라'고 말했으나 내 이름을 묻더라"고 덧붙였다.

이후 A씨에게 연락이 온 건 학생들의 부모들이었다. A씨는 "'아이가 이 시간에 길거리에 돌아다니면 집에 데려다줘야지 뭐 하는 겁니까? 장난합니까?'라며 항의했다"며 "민원을 넣겠다는 등 갑질을 시전했다"고 말했다.

A씨는 재차 거절했으나 학부모는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협박했다고 한다. A씨는 "경찰관이 미성년자를 길바닥에 내버려 두고 갔다고 각색해서 민원을 넣을 것 같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사연을 본 경찰청 직원들은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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