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희생자 평소 좋아하는 음식 준비…4대 종교의식
설날인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설맞이 합동 차례가 진행됐다./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이태원 참사 유족들이 22일 설날을 맞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 시민분향소에서 합동차례를 지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오후 3시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서 합동차례를 지냈다. 유가족들은 이날 오전부터 희생자들이 평소 좋아했던 음식들을 준비해 분향소를 찾았다.
유가족협의회는 "모든 국민이 가족들을 찾아뵙고 인사하는 고유 명절이지만, 이태원 희생자들은 그렇지 못하는 힘든 시간으로 이렇게 분향소에 모였다"며 "억울한 죽음이 진상 규명되고, '도둑 조문'이 물러나며 대통령 공식사과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합동차례는 기독교와 불교, 원불교, 천주교 등 4대 종교 관계자가 각 4분씩 의식을 진행했다.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유가족들은 해당한 종교의식에 참여했다. 공식 절은 희생자의 아버지, 어머니, 친척·지인 등 3번 진행됐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예년 같으면 사랑하는 가족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고향에 가서 세배도 하고, 일상을 이야기했을 시간인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사고가 어떻게 나서 어떻게 대처했는지 공식적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진실을 밝히고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희생자 어머니 A씨는 "딸이 참사가 있던 날 오후 8시까지 근무하고 10시에 이태원에 도착했다. 오후 6시30분부터 신고가 많았다는데 왜 문자를 안 줬는지, 11시40분까지 맥이 뛰고 있었다는데 왜 방치했는지 좀 알려달라. 우리 아이가 왜 그렇게 갔는지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설 연휴 첫날인 지난 21일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유족에게 사전 연락하지 않고 분향소를 찾았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통렬한 반성과 사죄의 말도 없이 도둑 조문을 와 유가족들을 위로한다며 뻔뻔한 행태를 보인 이 장관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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