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준의 '위닝샷' 통합수사팀…수사부서 기피 해소 먹힐까
입력: 2023.01.20 00:00 / 수정: 2023.01.20 00:00

"인당 사건 수 줄어들 것" vs "팀별 유불리 달라"

남구준 국가수사본부(국수본)장이 수사부서 조직개편안 통합수사팀 확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수사권 조정 이후 업무 과중으로 발생한 수사부서 기피 현상을 완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뉴시스
남구준 국가수사본부(국수본)장이 수사부서 조직개편안 통합수사팀 확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수사권 조정 이후 업무 과중으로 발생한 수사부서 기피 현상을 완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뉴시스

[더팩트ㅣ최의종 기자·조소현 인턴기자] 남구준 국가수사본부(국수본)장이 통합수사팀 확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수사권 조정 이후 업무 과중으로 극심해진 수사부서 기피 현상을 해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통합수사팀 시범 운영을 확대할 방침이다. 통합수사팀은 기존 경제팀, 지능팀, 사이버수사팀을 통합해 운영하는 것으로, 수사관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효율성·전문성을 높이는 게 목적이다.

남 본부장은 지난 17일 경찰 내부망에 "떠나가는 수사를 돌아오는 수사로 전환하기 위해 개선책을 마련하고 인력과 예산 등 수사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며 "통합수사팀에 팀당 평균 1명 이상, 1000명 수사 인력을 배치하도록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수사권 조정 이후 수사부서 자격인 '수사경과' 취득자 수는 감소했다. 수사경과는 해마다 진행되는 시험을 통과해야 자격을 얻는다. 취득자는 2020년 5020명에서 2021년 2891명으로, 지난해 1879명까지 줄었다.

이에 국수본은 지난해 인천경찰청과 경기북부경찰청을 대상으로 통합수사팀을 시범 운영했다. 남 본부장은 통합수사팀을 놓고 시범 운영 전부터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퇴임을 앞두고 통합수사팀 확대를 추진하는 모양새다.

실제 시범 운영 결과 성과가 있었다. 1인당 보유 사건은 10% 이상 줄고, 6개월 이상 소요되는 사건은 14.9%에서 11.3%로 줄었다. 국수본은 올해 경기북부와 인천을 포함해 6개 시·도경찰청에 전면 시행한다.

서울경찰청은 혜화서, 남대문서, 성북서 등 3개 경찰서에서 시범 시행할 예정이다. 이후 효과를 검토해 통합수사팀을 전체 경찰서 31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통합수사팀 효과를 볼 수 있는 시기적 여건도 좋다고 본다.

2021년 수사권 조정이 시행됐으나 한창 코로나19 여파로 경비와 경호 등 다른 부서보다 수사부서의 업무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처럼 인식돼, 기피 현상이 도드라졌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에 현재는 다소 상대적 박탈감이 해소됐다는 의견이다.

국수본은 올해 경기북부와 인천을 포함해 6개 시·도경찰청에 전면 시행한다. /더팩트DB
국수본은 올해 경기북부와 인천을 포함해 6개 시·도경찰청에 전면 시행한다. /더팩트DB

경찰 내부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업무 부담이 줄고 수사관들의 전문성이 향상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수사부서 기피 현상 완화에 큰 효과가 없고 업무 부담은 되레 늘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서울 일선서 한 수사과장은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한 여러 시도는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많은 사건이 여러 사람에게 분산되니 반기는 분위기"라며 "수사 역량도 향상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일선서 수사과장은 "요즘 사이버 기법이 연관이 안 된 사건이 없다"며 "팀이 나뉘어 있어 혼란을 느끼는 민원인들도 많다. 서로 사건 관할을 놓고 다툴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무 외 사내 분위기 및 수사과 내 팀워크도 좋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수사부서 기피 현상 완화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또 다른 일선서 수사과장은 "경제팀 입장에서는 담당해야 하는 사건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불만인 직원들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업무 부담이 줄어들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오프라인과 사이버 범죄가 완전히 구분돼있던 과거와 달리 최근 융합된 범죄들이 많다"며 "역할 모호성이 없어지고 전문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다만 "큰 조직 내에서 세부적인 분야들을 어떻게 나누느냐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단순 통합의 개념이 아니라 전문성을 향상하려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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