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내 주차공간 확보해 휴일 사용
수색~서울역 지하화해 공간 활용
보행자 중심 흐름 역행 비판도
서대문구가 일시적으로 일반 차량 통행이 가능해진 연세로에 경의중앙선 지하화를 통해 신대학로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이 신촌 상권 활성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정채영 기자 |
[더팩트ㅣ정채영 기자] 20일부터 서울 신촌 연세로 일반 차량 통행을 허용하는 서대문구가 경의중앙선 지하화를 통해 신대학로를 조성할 계획을 밝혔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19일 연세로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와 관련해 해제 후 신촌 일대 부설 주차장 공유를 추진하고 경의선을 지하화해 신대학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서대문구에 따르면 2014년부터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일반차량 통행이 금지됐던 연세로는 20일 자정부터 9월 30일까지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시범 해제한다. 6월 30일까지 교통 모니터링 후 분석을 거쳐 최종 운영 방향이 결정된다.
이 구청장은 "연세로가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된 지 14년"이라며 "보행자 편의성은 좋아졌지만 상권은 상당히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또 일반 차량 통행에 따른 주차 공간 문제와 관련해서는 "연세로 인근 대학과 시설을 이용해 주차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연세대학교 내 지하에 12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토·일·공휴일에 활용하기로 되어 있고, 이화여자대학교도 800대 정도 주차할 수 있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구는 연세로 상권 활성화와 동시에 경의선 철도 지하화를 통해 신대학로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구는 오는 3월부터 1년간 경의선 지하화 및 입체복합개발 기본구상 수립용역을 시행한다. 경의중앙선 수색역부터 서울역까지의 지상 구간을 지하화해 상부 공간에 다양한 복합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이곳에는 체육시설, 공원, 대형공연장, 문화예술복합공간, 청년창업연구단지 등을 배치해 신대학로를 만들 예정이다.
또 지구단위계획도 재정비한다. 의류 잡화 이·미용원으로 권장업종이 제한돼 있어 찾아오는 사람이 제한적이었던 이화여대 앞 일대의 용도변경을 통해 다양한 업종을 들일 계획이다.
연세로 공동행동은 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0일부터 9월30일까지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용을 일시 중단하는 '신촌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용 일시 정지 추진 계획'을 규탄했다. /최의종 기자 |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나 광화문 광장처럼 세계 명소들이 보행자 중심으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연세로는 흐름을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에 대해 이 구청장은 "보행자 전용 도로를 운영하고 있는 나라가 12개, 도시로 치면 500개가 안 된다"며 "우리나라는 서울에서 신촌이 유일하고 대구에 한곳 있지만 원상복귀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행자 편의를 도모하는 것이 유행인 것처럼 말하지만, 보는 관점의 차이"라며 "연세로 보행자도로는 7m 가까이 돼서 보행자가 편하게 걸을 수 있고 버스킹을 해도 문제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연세로 공동행동은 "대중교통 전용지구를 도입했던 이유는 연세로를 시범운영으로 대중교통을 확산하고 차량 수요를 줄여 온실가스를 감축하자는 계획이었는데 시범 운영 자체를 뒤로 돌리는 것"이라며 "과거로 돌아가는 것밖에 안 된다"고 밝혔다.
또 "15분 도시 같은 슬로건을 내세우는 곳도 차를 줄이고 자전거나 도보로 도시를 연결하자는 것이 세계적 흐름"이라며 "버스킹 공간이 열려있는 걸 알고 찾아오던 사람들은 선택지를 잃게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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