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안' 안현수, 성남시청 코치 지원에 누리꾼 찬반 논란도
12년 전 러시아로 귀화한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 빅토르 안이 12일 경기도 성남시청에 마련된 빙상팀 코치직 공개채용 면접시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러시아로 귀화해 선수 생활을 이어간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38)이 성남시청 코치직을 지원해 지도자로 국내 복귀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빙상지도자연맹이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빙상지도자연맹(이하 연맹)은 13일 성명서를 통해 "빅토르 안은 한국 국적을 버리고 러시아로 귀화했을 당시 매국 논란이 일자 '이중국적이 가능할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는 귀화 직전 연금을 일시불로 받아간 사실이 추후 드러났다"고 밝혔다.
연맹은 이어 "한국 빙상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은 건 비단 성적 때문이 아니다. 성적이라는 미명 아래 온갖 거짓으로 성폭력과 폭행 등 빙상계에 뿌리 박힌 범죄를 은폐해 왔기 때문"이라며 "한국 빙상이 국민께 다시 신뢰받고 사랑받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지도자의 정직한 직업윤리와 건강한 마음가짐"이라고 덧붙였다.
연맹의 이날 성명은 빅토르안이 최근 성남시청 빙상팀 코치 1명을 뽑는 공고에서 심석희 폭행 및 성폭력 사건 이후 빙상연맹으로부터 지도자 자격정지를 받은 김선태 전 감독 등과 함께 지원한 것에 따른다. 빅토르 안은 지난 12일 경기도 성남시청에서 열린 면접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이에 연맹은 빅토르 안에게 면접 기회를 준 성남시청에게도 일침을 가했다. 연맹은 "성남시는 한국 빙상의 메카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코치를 선임해 한국 빙상이 다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이 돼야 한다"면서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고, 공정 대신 사익을 취하는 건 제대로 된 지도자의 모습이 아니다"고 일갈했다.
빅토르 안이 지난 2014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쇼트트랙 500M 종목 금메달을 차지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뉴시스 |
반면 누리꾼 사이에서는 빅토르 안의 한국행 타진을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긍정적 반응으로는 "능력은 검증된 것 아닌가" "다시 기회를 주고 싶다" 등이 있고, 부정은 "조국을 버린 사람에게 기회는 없다" "마땅히 갈 곳 없으니 이제 와서 한국으로 오는 게 아닌가"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편 빅토르 안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획득하며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선수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그러나 2011년 당시 소속팀이던 성남시청이 빙상팀을 해체하자 선수 생활을 지속하기 위해 러시아로 귀화한 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3관왕에 올라 논란의 중심이 됐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후에는 선수 생활을 은퇴하고 지도자로 변신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기술 코치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꾸려진 성남시청 빙상팀 코치직에 지원해 논란을 사고 있다.
성남시청은 오는 31일 빙상팀 코치 채용 면접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