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수사 진행
서울 빌라 수백채를 굴리며 세입자들 보증금을 떼먹은 숨진 빌라왕 정모 씨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가 경찰에 구속됐다./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서울 빌라 수백채를 굴리며 세입자들 보증금을 떼먹은 숨진 빌라왕 정모 씨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가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12일 사기 혐의로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 신모 씨를 구속했다. 앞서 경찰은 임대사업자 김모 씨 등 78명도 검거했다. 김 씨는 지난달 28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신 씨는 분양업자와 중개사 등과 공모해 별도 자본 없이 김 씨 명의로 2017년 7월~2020년 9월 서울 강서구·양천구·인천 등 주택 628채를 매수하면서 임차인 37명에게 보증금 80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당초 김 씨를 수사하던 경찰은 계좌내역 분석을 통해 신 씨와 공범 관계를 특정했다. 신 씨 휴대전화를 압수해 분석한 경찰은 제주에서 숨진 이른바 빌라왕 정모 씨와 연관성도 확인했다.
정 씨는 서울 빌라·오피스텔 240여채를 갭투자로 매입한 뒤 임대하다가 지난 2021년 7월 숨졌다. 정 씨가 숨진 뒤 직접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에 전자서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배후나 공범 가능성이 나온 바 있다. 정 씨 외에 다른 빌라왕과 공모관계는 파악 중이다.
경찰은 임대차 수요가 높은 중저가형 다세대 주택을 타겟으로 이른바 동시진행이 가능한 매물들을 물색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 동시진행은 보증금을 매매대금으로 이용하고자 임대차 계약하고 동시에 매매 진행해 입금받으면 곧바로 매수인에 소유권 이전하는 방법이다.
경찰은 이들이 매물 물색과 임차인 모집, 계약 작성 등 역할을 분담하고, 임차인 전세보증금을 이용해 무자본으로 다세대 주택을 매입한 것으로 파악했다. 매도인들에게 분양·컨설팅 수수료 명목으로 한 건 당 수백만~수천만원 상당 리베이트를 수수해 총 8억원 상당 수익을 거뒀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일해 전세금만으로 다세대 주택을 매입한다는 사실 △전세금 안에 리베이트 금액이 포함된다는 사실 등을 고지하지 않고 계약을 진행했다.
경찰은 빌라·오피스텔 등 주택 1139채를 보유하다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숨진 또 다른 빌라왕 김모 씨 사건 등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공범으로 의심되는 건축주와 분양대행업자 등 5명을 입건해 자금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전세계약서 작성시 임대인이 변경되면 즉시 임차인에 통지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보험 가입 불가능한 경우 전세계약을 취소한다는 내용을 특약란에 기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bel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