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카페로 이름 바꾼 '멀티·DVD방'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밀폐형 공간으로 운영
정부와 관련 부처들의 규제 대책 시급
[더팩트|이덕인 기자] 오늘은 '청소년들의 모텔'로 알려진 룸카페를 취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룸카페는 청소년 유해업소인 '멀티방'의 변종 업소라고 할 수 있는데요. 몇 군데 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학교 수업을 마친 청소년들이 22일 오후 경기도의 한 룸카페에 들어서고 있다. /이덕인 기자 |
22일 경기도의 한 룸카페. 내부는 청소년으로 북적입니다. 룸카페는 구청에서 운영 신고할 때 일반음식점이나 자유업종으로 쉽게 등록할 수 있습니다.
내부를 둘러봤습니다. 아담한 크기의 침구류가 구비돼있습니다. 룸마다 공간 사이즈와 침구류 크기는 조금씩 달랐습니다. 문제는 외부 복도에서 내부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완벽한 밀폐 공간이 됩니다.
개축을 거쳐 밀폐형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고, 정확한 업소의 숫자도 파악하기 힘듭니다. 지자체에서는 식품위생법상 위반이 아니면 단속에 나설 근거가 없습니다.
직원에게 음주가 가능한지 물었습니다.
[룸카페 직원: (사장님이) 맥주는 마셔도 된다고 하고요. 이용 시간은 2시간이요.]
[기자: 여기는 일반룸 옆에 (따로) 있는 파티룸입니다. 청소년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돼 있고요. 안쪽에는 흡연실이 있네요.]
[기자: 친구들 룸카페에서 데이트 많이 하나요?]
[A 고등학교 학생: 네. 놀러 갈 데가 없으니까 애들이. 룸카페는 가격도 싸고요. 과자도 무제한으로 먹고 영화도 볼 수 있고 하니까요. 밖에서 문으로 (내부) 보이는 데 굳이 보진 않죠.]
취재진이 이용한 룸카페는 1인당 2시간 가격이 9000원이었습니다. 현금가 저렴한 곳은 6000원에 이용 가능해 청소년에게는 부담이 없는 금액입니다.
서울의 또 다른 룸카페. 젊은 이용객들로 붐빕니다.
[룸카페 사장: 죄송한데 대기시간이 조금 있어요.]
[기자: (룸카페가) 현재 만석이라 40분 이상 기다려야 된다고 합니다.]
일대 룸카페에 예약을 문의해봤습니다.
[기자: 오늘 영업 하세요?]
[B 룸카페: 지금 2시간 대기 있습니다.]
[C 룸카페: (방이) 아마 없을 거 같은데요. 예약을 하셔야 될 거 같아요.]
내부는 기존 DVD방과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기자: 성인물도 쉽게 볼 수 있네.]
[취재진: 이름만 바꾸고 청소년 받고 있는 거 같아요.]
청소년 보호법에 따른 '청소년 출입·고용 금지업소 결정 고시'를 보면, 노래방 등 밀폐된 공간으로 꾸며진 시설은 청소년 유해업소로 지정되고 있습니다.
[정부 행정업계 관계자: (룸카페 경우 청소년)유해업소와 시설 형태를 달리해서 변종으로 운영하는 업소들이 있거든요. (관련)법을 만들면 또 변종이 생기고. 사업자분들이 그걸 피해 가요. 지자체와 경찰이 가서 단속하는 게 우선이 돼야 되거든요.]
지난 7월에는 20대 남성이 룸카페에서 초등학생을 성추행하기도 했습니다. 탈선 우려로 인해 청소년 유해업소로 지정된 멀티방처럼 사각지대에 있는 룸카페 또한 정부와 관련 부처들의 규제 대책이 시급한 현실입니다.